서울대·고려대 등 16곳 '코어사업' 선정…연세대는 탈락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 16개 대학에 인문학 진흥을 위해 총 450억원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대학 인문학 발전 계획에 재정을 지원하는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CORE·코어사업)’ 대상으로 16개 대학을 선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코어사업은 대학 인문분야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첫 재정지원 사업으로, 올해부터 3년간 연 6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대학은 수도권에 있는 가톨릭대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7곳과 지방에 있는 가톨릭관동대와 경북대, 계명대, 동아대, 부경대, 부산외국어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 등 9곳이다. 이들 대학에는 참여 학과, 교원 수, 학생 수 등 참여 규모와 사업 계획에 따라 최대 37억원(서울대·고려대)을 지원한다. 서울 주요 대학 중 연세대는 탈락했다.

코어사업은 기초학문으로서 인문학의 위상이 갈수록 축소되고 낮은 취업률 등으로 학생들이 인문학을 외면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인문학을 보호하고 육성하면서 동시에 사회 수요에 맞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최은옥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은 “그동안 인문학과가 백화점식으로 특색 없이 구성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사업은 대학별 학과를 특성화하고 융·복합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정된 대학들은 학교별로 글로벌지역학모델, 인문기반 융합 모델, 기초학문 심화 모델, 기초교양대학 모델 등의 방식으로 특화된 인문학 교육을 하게 된다. 고려대는 인문대학 내 노어노문학과, 독어독문학과, 서어서문학과, 일어일문학과 등 4개 학과가 참여해 러시아와 독일 스페인 일본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구성해 해당 지역에서 취업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들 학과는 교과과정 중 36%를 지역학 과목으로 편성하고 정규 교과과정에 ‘인턴십’을 추가하는 식으로 교과과정을 개편한다. 대학원에는 지역학 전공 과정을 신설한다.

이화여대는 중어중문학과, 불어불문학과, 독문과가 글로벌 지역학 모델에 참여한다. 이들 학과는 지역학 과목을 3분의 1 이상 개설하고 1학기는 해외대학에서 다니도록 했다. 졸업논문은 공인어학시험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주요대학 중 연세대는 탈락했다. 선정된 대학보다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평가다. 평가위원회 관계자는 “사업계획서 제출 이후에도 연세대는 앞서 제출한 자료가 잘못된 자료라며 보완자료를 다시 내는 등 사전준비가 부족했고 사업계획서에 대한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다른 학교에 비해 사업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장기적인 계획도 부족한 편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영서 연세대 문과대학장은 “내부 회의를 통해 탈락 원인을 점검해볼 계획”이라며 “사업에 선정되지 못해 충격을 받았지만 다시 준비해 추가공모에 응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7월에 9개 대학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