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 만회할 승부수
1만3천명 방판 조직 풀가동
'매출 1조 클럽' 재진입 총력

고정완 한국야쿠르트 사장(사진)은 16일 “야쿠르트 아줌마 판매망이 신선식품시장 공략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갓 생산한 제품을 하루이틀 안에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하기 때문에 진열한 뒤 판매하는 대형마트나 편의점보다 신선도에서 앞선다는 얘기다.
고 사장은 “품질 좋은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선도를 높일 수 있는 유통 방식인 방문판매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40여년의 방문판매 노하우를 살려 식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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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가 방문판매원인 ‘야쿠르트 아줌마’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71년부터다. 당시 47명으로 시작한 ‘아줌마 조직’은 현재 1만3000여명으로 늘었다. 회사 매출 중 90%가 이들에게서 나온다. 일본야쿠르트가 1990년대 무렵 방문판매 조직을 정리하고 대형 유통채널 판매를 시작한 것과 달리 한국야쿠르트는 현재까지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치즈는 자연 치즈인 ‘코티즈 치즈’의 대량 생산을 준비 중이다. 자연 치즈는 탈지분유로 만드는 일반 치즈와 달리 액체상태의 우유를 직접 가공해 만든 것으로, 맛이 더 고소하지만 유통기한이 짧아 신선도 유지가 중요하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논산공장에 2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끝내고 막바지 시험 가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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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창업한 뒤 야쿠르트, 윌 등 발효유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한국야쿠르트가 투자를 늘려 신선식품시장에 뛰어든 것은 골 깊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2010년까지 매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한국야쿠르트는 2011년 라면과 음료 사업부를 팔도로 분사하면서 매출이 1조원대를 밑돌았다. 지난해에는 팔도 분사 후 최저치인 9400억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 사장은 “우리의 살 길은 야쿠르트 아줌마를 중심으로 한 방문판매 채널의 성공에 달렸다는 생각”이라며 “야쿠르트 아줌마의 배달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식품을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