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이 입사지원서에 종교, 혈액형, 주량 등을 기재하도록 해 신상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신입·경력 채용공고를 낸 기업 25개를 조사한 결과 현대중공업, 한국콜마, 광동제약, 맥심코리아 등 4개 기업은 입사지원서에 종교를 적도록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광동제약은 혈액형을 묻기도 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종면접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에서 알 수 있는 좌우시력, 신장, 색각 이상 여부도 지원서 단계부터 기입하도록 했다.

지난 4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한국콜마 지원서에는 주량과 흡연 여부 기입란도 있었다. 온·오프라인 남성잡지를 펴내는 맥심코리아는 고용보험 통산 기간과 형사처분 경험을 기재토록 해 취업준비생의 불만을 사고 있다. 취준생 박모씨(26)는 “채용과 상관없는 사항이지만 기입하지 않을 수도 없어 찜찜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영어 이름을 별도로 기재하도록 했으며 공학인증 이수 여부를 묻기도 했다. 전영민 롯데그룹 인재개발원 소장은 “미국 등에선 입사지원서 작성 시 가족사항, 종교, 혈액형 등 개인의 신상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일부 기업에선 아직도 과거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