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차입 없어…지역내 기부도 꾸준히 실천

주인공은 덕산종합건설이 감계지구에 짓는 '덕산아내 에코프리미엄2차'다. 2014년 하반기에 입주를 시작한 1차가 입주민들에게 호평을 얻으면서 지역 내에서는 리딩아파트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두 번째로 1393가구의 대단지를 선보이게 됐다.
덕산종합건설은 서울·수도권에서는 낯선 건설회사다. 그러나 창원 거제 김해 등 경남지역에서는 아파트를 꾸준히 공급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1988년 회사가 설립돼 2만여 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해왔다. 상품으로 치자면 스테디셀러(steady seller)인 셈이다.
이 회사를 맨손으로 설립해 일궈온 고권수 회장(64·사진)을 만난 건 창원시의회와 마주보고 있는 본사에서였다. 중심가에 딱 붙어있는 회사는 낡긴 했지만 사무실로 쓰기엔 입지만은 최상이었다. 1~3층은 각종 식당과 사무실에 세를 주고 본사로는 4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집의 가치는 무조건 입지에서 시작됩니다. 평생 아파트를 짓고 공급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소신입니다. 어디에 자리잡는가가 중요하다는 얘기죠. 그 다음이 배치이고 평면입니다."
고 회장이 생각하는 최고의 입지는 △집과 회사가 가깝고 △편의시설 혹은 교통이 편하게 닿는 곳이다. 같은 택지지구 안에서라면 △학교에 쉽게 오갈수 있어야 한다. 배치는 무조건 남향 중심이다. 평면은 고객들이 원하는 최신의 평면이 최고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덕산종합건설은 대부분의 사업에 대해 자체 시행과 시공을 하고 있다. 땅을 고르는 것부터 입주까지 풀케어(full care)를 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경남에서 대부분 아파트를 공급했고 본사도 창원이다보니 고객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언제나 들을 수 밖에 없다.
"고객은 영리합니다. 요즘 말로는 스마트(smart)한 거죠. 제 아무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결국엔 고객들의 목소리가 옳다는 걸 사업을 할 수록 느낍니다. 그렇다보니 고객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반영해서 다음 아파트에 반영합니다. 많은 아파트를 공급하지 않아도 뒤쳐지지 않는 단지를 선보이게 된 것도 고객 덕분입니다."
실제 분양중인 '덕산아내 에코프리미엄2차'는 입지적으로 감계지구의 맨 앞자리에 있다. 가장 남쪽에 자리하기 때문에 채광과 통풍이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가구가 남향위주이며 판상형으로 배치됐다. 전용면적 59~84㎡의 중소형으로만 이뤄진 단지임에도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시설들이 배치된다.
단지 내 곳곳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시설과 층간 소음 저감 설계 등을 선보인다. 가구마다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성 바닥재인 '소리잠'을 선택할 수 있는데 무상으로 시공이 가능하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사우나 시설과 여성전용 찜질방을 비롯해 영어프로그램인 YBM 영어마을까지 도입된다. 입주민 자녀들에게는 1년간 영어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된다.

덕산종합건설은 2014년 기준으로 매출액이 1111억원, 영업이익은 299억원이다. 당기순이익 243억원에 달해 이미 중소기업의 테두리를 벗어난 기업이다. 무엇보다 금융권에 차입금이 없는 무차입 기업인데다 어음도 쓰지 않아 지역 내에서는 우량기업으로 꼽힌다.
한 때 고 회장도 사업영역을 미디어까지 다양하게 확장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내홍을 겪어고, 내실을 다지기에 나섰다. 현재는 금융권에 차입이 없는 기업이 됐다.
회사만 내실 있는 게 아니다. 고 회장은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내 기부를 약정한 고액 기부자를 회원으로 하는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의 회원이다. 최근에는 아들인 삼목개발 고병주 대표까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되면서 대를 잇는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거제시 공공청사를 시공·기부하고 거제 고현 청소년문화의집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지리산 천왕봉에 직원들과 오릅니다. 8시간의 강행군이지만 올해도 꿋꿋하게 정상에 올라 직원들과 고객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습니다. 아파트 이름인 '아내'는 편안할 '안(安)'과 사랑할 '애(愛)'에서 따온 말입니다. 인생에 편안함과 사랑이 가득하면 그게 행복이지 않겠습니까?"
시원스레 웃어보이는 고 회장. 그제서야 회장실 벽에 걸어둔 지리산의 전경사진과 명심보감의 글귀인 '심청사달(心淸事達)'이 눈에 들어왔다. 실제 그의 일상 또한 소박함을 넘어 맑은 느낌을 줬다. 집에서 회사까지, 회사에서 4층 사무실까지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퇴근 후에는 용지공원을 걷고 뛰면서 운동을 한다.
"앞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매년 많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좋은 집을 짓을 겁니다. 하나 더 있다면, 손주 하나 안아보는 거 정도인데요. 너무 바라면 또 안되니까. 그냥 마음으로만 빌고 있겠습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