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예산 대폭 늘려…'군사굴기' 펼칠 지도 관건
전문가들은 올해 양회에서 주목해야 할 3대 중점사항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 △국방예산 증가폭을 꼽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중점 추진과제로 급부상한 ‘공급개혁(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양회의 최대 이벤트는 다음달 5일 열리는 전인대 개막식에서 진행되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2016년 정부업무보고’다. 이 자리에선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처음 공개된다. 그동안 전문가 사이에선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6.5%가 될 것이란 전망과 7.0%가 될 것이란 관측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이와 관련, 중국 거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올해 성장률 목표치가 6.5~7.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만약 6.5%를 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하면 중국 경제가 지난 30년간의 고속성장 시대를 공식 마감하고 ‘중·고속 성장 시대’로 본격 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 3% 넘을까
국제통화기금(IMF)과 무디스 등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이번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0%로 제시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예고하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4년 11월 이후 각각 여섯 차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지만 실물경기 둔화 추세를 막진 못했다. 이 때문에 올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핵심은 재정지출 확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지도부는 작년 12월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2016년에는 재정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지난해 2.3%였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올해는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최소 3%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우에 따라 이보다 높은 수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예산 증가율: 최대 30% 증가
경제 이외 부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수치는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이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2011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왔고,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 목표치 역시 전년 대비 10.1%로 제시됐다.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항공모함 추가 건조계획을 밝히고 새로운 전략미사일 운용부대인 로켓군을 창설하는 등 올해를 전면적인 ‘군사굴기’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외신은 “중국이 이번 양회에서 큰 폭의 국방비 증액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중국군 내에서는 작년보다 30% 늘리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 구조조정 관련 언급도 관심
리 총리의 올해 업무보고에서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핵심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정책 성격상 관련 목표치가 숫자로 제시되진 않겠지만 리 총리가 업무보고에서 기업 구조조정 의지를 어느 정도 드러내는가에 따라 향후 정책 추진 속도와 강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지도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공급개혁’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면서 올해부터 그동안 미뤄왔던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공급개혁이란 공급과잉 산업에 속한 부실기업 퇴출과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재정지출 확대, 기준금리 인하 같은 수요진작책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