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품질 테스트 거친 현지 농산물 직거래
카카오 만나박스
직접 생산한 제철 채소 소비자에게 배송

카카오가 투자한 만나씨이에이는 최근 신선 농산물을 매주 집으로 배송해주는 ‘만나박스’를 선보였다. 월 5만5000원에 제철 샐러드용 채소나 허브 등을 선별해 조리법과 함께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2013년 설립된 농업벤처회사인 만나씨이에이는 지난해 10월 카카오의 투자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에서 지분 33%를 인수했다. 대전에 있는 4600㎡ 규모 농장에서 양어장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아쿠아포닉스’란 친환경 농법으로 30여종의 농산물을 생산, 유통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제주감귤 모바일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파머 제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5㎏ 소포장된 1박스당 1만5000원(배송비 포함)에 판매했다. 3개월 동안 시범 운영된 이 서비스는 지난달 말 종료 이후 성과 평가 작업 등을 거쳐 정식 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농가 입장에서도 브랜드 가치 상승과 유통 채널의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비슷한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푸드윈도’ 플랫폼 강화
네이버는 이에 맞서 전국에서 생산한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푸드윈도’ 플랫폼으로 승부하고 있다. 황토에서 키운 당진 논 우렁이, 청주 친환경 신선초, 거제도 활 가리비, 음성 천연 아카시아꿀 등 860여종의 신선 식품이 판매 대상이다. 네이버의 자체 품질 검증 시스템을 통과한 현지 농가들을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게 특징이다. 농산물 직거래로 유통 단계가 줄면서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 기준으로 푸드윈도의 거래액은 작년 대비 190%, 전월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단일 또는 소수 품목으로 월 1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 생산자도 지난해 8월 기준 20여명에서 70명으로 늘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부터 강원도 충청남도 경기도 순창군(전라북도) 제주도 전라남도 등 6개 지자체와 함께 현지 생산자와 식재료를 소개하는 ‘로컬 푸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4개월간 진행하는 캠페인에서 전국 각지의 신선한 재료를 활용해 누구나 쉽고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조리법 등 정보를 제공한다. 오는 28일까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자신만의 요리 비법을 공개하는 ‘로컬푸드 레시피 공모전’도 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량 자급률이 20%에 불과할 만큼 농업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며 “IT와의 접목을 통한 생산성 개선 여지가 큰 만큼 국내 대표 IT 기업들의 관심이 농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