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에서 지난해 3월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은 장기결석 중학교 1학년생 C양(사망 당시 13세)의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부천시에서 장기결석 초등생 C군의 시신 훼손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이다. 초·중학교 결석생 관리 부실이 또 도마에 올랐다.

3일 부천소사경찰서는 지난해 3월 부천 소사구 자택에서 막내딸 C양을 5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11개월 동안 집에 방치한 혐의로 아버지인 목사 A씨(47)와 계모 B씨(40)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독일 유학파 출신의 박사 학위 소지자다.

경찰이 A씨 집을 압수수색했을 때 C양의 시신은 이불에 덮인 채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시신 주변에는 방향제와 습기 제거제 등이 놓여 있었다. A씨는 지난해 3월 중순 가출한 뒤 집에 돌아온 C양을 가출 이유 등을 따지며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C양은 자신이 얹혀살던 계모의 여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다가 집을 나갔다.

A씨는 “아내와 함께 빗자루와 빨래건조대로 5시간 동안 폭행했으며, 딸에게 잠을 자라고 한 뒤 다른 방으로 건너가 잤고, 그날 저녁 7시께 일어나보니 딸이 죽어 있었다”고 자백했다. A씨는 최근까지도 딸이 살아있는 척 태연하게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0일 딸이 다니던 중학교 담임교사와의 통화에서 “아이가 가출한 뒤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딸이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도 신학대학에 나가 태연하게 강의를 하고,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경기 부천의 교회에서 설교를 했다.

잇따른 장기결석생 사망으로 국가의 의무교육 과정인 초·중학교 결석생 관리가 부실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측은 지난해 3월 이미 숨진 C양이 계속 결석하자 담임교사가 1~2일 간격으로 아버지에게 전화해 출석을 독려했고 6월 초순까지 세 차례에 걸쳐 출석독려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교육장에게 이런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천=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