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최적의 치료법 소개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이 ‘왓슨 헬스’다. 방대한 의료 관련 지식과 임상시험 결과 등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환자를 위해 가장 좋은 치료법이 뭔지를 알려주고, 제약회사들이 어떤 신약을 개발해야 하는지를 콕 집어낸다. 최신 정보를 스스로 습득하고, 오래됐거나 상관도가 낮은 정보는 버리는 식으로 가장 적합한 데이터를 찾아나간다.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뉴욕 메모리얼슬론 케터링 암센터와 협력하고 있으며, 보험사 웰포인트는 의료진의 치료 계획안이 적절했는지를 왓슨에 물어보고 조언을 듣는다. 존 켈리 IBM 리서치부문 대표 겸 부사장은 FT에 “왓슨 관련 매출의 증가 속도가 IBM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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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에너지회사 우드사이드는 왓슨의 언어능력을 이용해 지난 30여년간 내부 정보망에 올라온 2만여개 문서를 저인망식으로 샅샅이 훑어 활용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참조해 유전이나 가스전에 꽂는 파이프라인의 압력을 어느 정도로 맞추는 게 최적일지 판단하는 식이다.
아직은 기대만큼 성능이 뛰어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3년 전부터 왓슨을 이용하고 있는 텍사스대 의료팀의 린다 친 혁신부문장은 “의료진이 작성한 처방전과 같은 정보를 인공지능이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최적의 해법을 찾아도 그에 이른 과정을 간단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 결론이 옳다’는 확신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크리스 해먼드 노스웨스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어떤 조직의 최고경영자(CEO)에게 공장 세 개를 폐쇄하는 게 최적의 방안이라고 제시한다면, CEO는 ‘왜?’라고 물을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이런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