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14nm AP 만들었지만 글로벌파운드리 수율 '저조'
고객사 애플 발주량 '기대 이하'

이런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부에도 고민이 있다. 동업자인 세계 2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의 수율(전체 생산량 중 출고 가능한 제품의 비중) 문제다.
삼성은 AP를 자체 설계해 생산하기도 하고, 다른 회사가 설계한 도면을 받아 대신 만들어주기도 한다.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게 파운드리 사업이다.
애플, 퀄컴 등이 삼성전자의 AP 고객사다. 삼성은 애플의 주문을 받아 14㎚ AP를 생산하고 있다. 애플에서 주문을 받으면 삼성이 전량을 위탁 생산하지 않고, 글로벌파운드리와 나눠서 생산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14㎚ AP를 공동 개발하며 협력관계를 맺었다.
삼성이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잡은 건 최대 고객인 애플의 변심 가능성 때문이다. 애플은 새 모델이 나올 때 파운드리 업체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폰6S용 AP는 삼성에 전체의 70%를 맡겼다가, 아이폰7을 팔 때에는 TSMC에 전부 다 납품을 맡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애플의 주문량에 따라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잡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글로벌파운드리의 수율이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의 14㎚ AP 수율은 50%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로 물량을 생산해 공급하기엔 턱없이 낮은 수율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동업자의 부진한 수율 때문에 삼성은 14㎚라는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도 애플의 발주물량을 충분히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