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2015] "미국·유럽처럼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하고 생산설비 공동운영으로 경쟁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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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발전 좌담회
항공산업 고용 창출 효과, 조선·자동차산업보다 높아
세계 무인기시장 연 10% ↑…2023년 125억달러로 증가
정부, 사업화 지원 나서야
항공산업 고용 창출 효과, 조선·자동차산업보다 높아
세계 무인기시장 연 10% ↑…2023년 125억달러로 증가
정부, 사업화 지원 나서야
항공산업은 기계, 자동차, 정보기술(IT), 전기·전자 등 주요 산업이 융·복합된 차세대 먹거리다. 고용창출 효과가 커 미래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 ‘종합 시스템 산업’으로 여겨진다. 한국경제신문은 ‘서울 ADEX 2015’를 항공산업 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 ‘한국 항공산업의 발전방안’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김창로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부회장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시스템산업정책관), 장성섭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 정해영 포렉스 대표가 참석했다. 최승욱 한국경제신문 선임기자가 사회를 맡았다.
▷최승욱 선임기자(이하 사회)=한국 항공산업의 상황과 국가 경제적 비전은 무엇입니까.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이하 문 국장)=항공기를 개발하려면 첨단 기술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연구개발(R&D)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대규모의 숙련된 생산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특성상 일자리의 안정성도 뛰어납니다. 생산액 기준 1조원당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에선 각각 1600개, 1800개의 일자리가 생기지만 항공산업은 2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장성섭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이하 장 부사장)=한국 항공산업은 선진국에 근접한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KT-1, T-50, FA-50, KUH(수리온) 등의 성공으로 수출산업으로 도약할 기반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작년 세계 항공시장은 4900억달러 규모였는데 한국의 점유율은 0.9%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연관산업 인프라를 가진 데다 국방예산이 세계 10위권인 만큼 발전할 여지는 큽니다.
▷사회=그간 ADEX는 한국 항공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습니다. 올해 행사의 의미를 짚어볼까요.
△김창로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이하 김 부회장)=KT-1, T-50과 같은 항공기 외에도 K-9, K-21, 군용트럭 등 지상장비가 세계 각국에서 온 군 관계자 등 바이어를 만나게 됩니다. 2017년에 기종이 선정될 예정인 미국 공군 훈련기 교체사업인 T-X를 담당하는 미국 관계자들에게 T-50 고등훈련기의 성능을 과시할 기회도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해 KOTRA에선 해외 바이어 60명을 초청해 수출 상담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사회=항공산업을 발전시키려면 대기업의 활약에 못지않게 중소기업의 뒷받침이 중요할 것입니다.
△정해영 포렉스 대표=3개 대기업의 항공산업이 통합한 KAI가 탄생하고 경남 사천에 항공중소기업을 위한 단지가 조성된 뒤 항공 중소기업들은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정부가 주도한 방산 관련 항공 프로젝트가 활성화하면서 엔진부품, 기체, 소프트웨어 등 다방면에서 100여개의 기업이 활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장 부사장=KAI도 파트너사인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부품 국산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을 위해 국산화 연구개발 펀드를 조성했고 상생협력기금에도 꾸준히 출연해왔습니다. 기술 발전 차원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파트너사 인력과의 공동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정부의 목표대로 한국이 2020년 항공산업 글로벌 톱7에 진입하려면 세계 시장의 상황을 잘 평가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 국장=무인항공기(UAV)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작년 세계 무인기시장은 53억달러로 유인기에 비해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연평균 10% 이상 고속성장을 거듭해 2023년에는 125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중국이 애빅(AVIC), 코맥(COMAC) 등의 국영기업을 세워 민항기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중국은 UAV에서도 약진하고 있습니다.
△장 부사장=동아시아지역이 항공산업의 중심지로 각광받게 될 것입니다. 여객과 화물량이 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현재 27% 수준에서 2030년께 40%가량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군용기시장은 정체하겠지만 동아시아에서만큼은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사회=고부가 완제기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까요.
△정 대표=선진 글로벌 항공사의 민항기 사업에 지분참여를 하거나 주요 부품을 수주하는 등 간접적 통로를 택해야 합니다. 현재처럼 일부 부품을 여러 나라와 함께 경쟁적으로 수주하는 방식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민항기사업 참여를 위한 정책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합니다.
△장 부사장=KAI는 민수 분야에서도 에어버스와 보잉에 기체구조물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형급 이상 민항기 생산을 위해 국제공동개발에 참여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KF-X에 인도네시아가 투자액의 20%를 분담할 방침이며 미국 T-X 사업도 미 록히드마틴과의 T-50 개조개발 형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회=최근 방산 비리로 논란이 많은데요.
△김 부회장=잘못된 부분은 낱낱이 짚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일부 비리가 방위산업계 전체의 비리로 인식되고 있어 타격이 큽니다. 이미 올해 방산 수출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고, 방산 수출 중 항공부문 비중이 높아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됩니다. 방산 비리와 첨단 항공산업 육성은 분명히 구분돼야 합니다. 산업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항공인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사회=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각 주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문 국장=업체들의 제작 역량은 선진국에 근접해 있지만 설계와 체계 종합, 인증 등의 고부가 분야에선 격차가 큽니다. 국제공동개발 참여와 대형 물량 수주 지원을 통해 돕겠습니다. UAV시장 확대를 위한 사업화를 지원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일 것입니다.
△정 대표=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려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항공산업 특성을 감안한 금융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처럼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돼야 하고 인력 양성과 설비 공동 운영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업계의 노력도 요구됩니다.
△장 부사장=업계와 국책연구기관은 무엇보다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런 바탕 위에 민간기업은 산업화를 뒷받침하는 선진국형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도 중요합니다.
정리=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최승욱 선임기자(이하 사회)=한국 항공산업의 상황과 국가 경제적 비전은 무엇입니까.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이하 문 국장)=항공기를 개발하려면 첨단 기술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연구개발(R&D)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대규모의 숙련된 생산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특성상 일자리의 안정성도 뛰어납니다. 생산액 기준 1조원당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에선 각각 1600개, 1800개의 일자리가 생기지만 항공산업은 2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장성섭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이하 장 부사장)=한국 항공산업은 선진국에 근접한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KT-1, T-50, FA-50, KUH(수리온) 등의 성공으로 수출산업으로 도약할 기반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작년 세계 항공시장은 4900억달러 규모였는데 한국의 점유율은 0.9%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연관산업 인프라를 가진 데다 국방예산이 세계 10위권인 만큼 발전할 여지는 큽니다.
▷사회=그간 ADEX는 한국 항공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습니다. 올해 행사의 의미를 짚어볼까요.
△김창로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이하 김 부회장)=KT-1, T-50과 같은 항공기 외에도 K-9, K-21, 군용트럭 등 지상장비가 세계 각국에서 온 군 관계자 등 바이어를 만나게 됩니다. 2017년에 기종이 선정될 예정인 미국 공군 훈련기 교체사업인 T-X를 담당하는 미국 관계자들에게 T-50 고등훈련기의 성능을 과시할 기회도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해 KOTRA에선 해외 바이어 60명을 초청해 수출 상담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사회=항공산업을 발전시키려면 대기업의 활약에 못지않게 중소기업의 뒷받침이 중요할 것입니다.
△정해영 포렉스 대표=3개 대기업의 항공산업이 통합한 KAI가 탄생하고 경남 사천에 항공중소기업을 위한 단지가 조성된 뒤 항공 중소기업들은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정부가 주도한 방산 관련 항공 프로젝트가 활성화하면서 엔진부품, 기체, 소프트웨어 등 다방면에서 100여개의 기업이 활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장 부사장=KAI도 파트너사인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부품 국산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을 위해 국산화 연구개발 펀드를 조성했고 상생협력기금에도 꾸준히 출연해왔습니다. 기술 발전 차원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파트너사 인력과의 공동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정부의 목표대로 한국이 2020년 항공산업 글로벌 톱7에 진입하려면 세계 시장의 상황을 잘 평가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 국장=무인항공기(UAV)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작년 세계 무인기시장은 53억달러로 유인기에 비해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연평균 10% 이상 고속성장을 거듭해 2023년에는 125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중국이 애빅(AVIC), 코맥(COMAC) 등의 국영기업을 세워 민항기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중국은 UAV에서도 약진하고 있습니다.
△장 부사장=동아시아지역이 항공산업의 중심지로 각광받게 될 것입니다. 여객과 화물량이 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현재 27% 수준에서 2030년께 40%가량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군용기시장은 정체하겠지만 동아시아에서만큼은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사회=고부가 완제기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까요.
△정 대표=선진 글로벌 항공사의 민항기 사업에 지분참여를 하거나 주요 부품을 수주하는 등 간접적 통로를 택해야 합니다. 현재처럼 일부 부품을 여러 나라와 함께 경쟁적으로 수주하는 방식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민항기사업 참여를 위한 정책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합니다.
△장 부사장=KAI는 민수 분야에서도 에어버스와 보잉에 기체구조물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형급 이상 민항기 생산을 위해 국제공동개발에 참여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KF-X에 인도네시아가 투자액의 20%를 분담할 방침이며 미국 T-X 사업도 미 록히드마틴과의 T-50 개조개발 형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회=최근 방산 비리로 논란이 많은데요.
△김 부회장=잘못된 부분은 낱낱이 짚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일부 비리가 방위산업계 전체의 비리로 인식되고 있어 타격이 큽니다. 이미 올해 방산 수출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고, 방산 수출 중 항공부문 비중이 높아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됩니다. 방산 비리와 첨단 항공산업 육성은 분명히 구분돼야 합니다. 산업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항공인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사회=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각 주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문 국장=업체들의 제작 역량은 선진국에 근접해 있지만 설계와 체계 종합, 인증 등의 고부가 분야에선 격차가 큽니다. 국제공동개발 참여와 대형 물량 수주 지원을 통해 돕겠습니다. UAV시장 확대를 위한 사업화를 지원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일 것입니다.
△정 대표=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려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항공산업 특성을 감안한 금융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처럼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돼야 하고 인력 양성과 설비 공동 운영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업계의 노력도 요구됩니다.
△장 부사장=업계와 국책연구기관은 무엇보다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런 바탕 위에 민간기업은 산업화를 뒷받침하는 선진국형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도 중요합니다.
정리=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