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격이 수출 가격 기준
개발비 수백억…수익성 악화
"다국적 기업에 시장 뺏길 판"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보건복지부에 현행 바이오시밀러 가격결정 체계 개선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약가결정체계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대비 70%에 가격이 결정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오리지널 가격이 주요 선진국 대비 50~60%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기준으로 70%에 가격을 결정하면 국산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턱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A항체의약품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7개국에서 50만5415~108만7837원에 가격이 형성된 반면 국내 가격은 39만412원이다. A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는 이를 기준으로 국내 가격이 오리지널의 70%인 27만3288원에 약가가 결정된다.
문제는 이 같은 국내 가격이 일부 해외 국가에서 기준 가격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가 국내의 낮은 가격 때문에 수익성이 맞지 않아 터키 수출에 실패했다”며 “이런 약가제도는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신약 수출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가는 국산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한국보다 높게 결정되면 “제약사가 폭리를 취한다”고 주장하며 약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개발에 8~10년이 소요되고 개발비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의 70%를 받는 반면 개발비용과 기간이 짧은 개량신약은 최고가의 90~110%를 받고 있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신약의 효능을 약간 바꾼 개량신약에 비해 과도하게 차별적이고 불합리하다는 업계의 불만이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업체들이 해외 경쟁업체보다 앞서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불합리한 약가제도 때문에 국내 업체의 ‘선점 효과’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오시밀러 육성을 위해 기준 가격을 오리지널의 80%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약가산정 규정을 갖고 있는 호주와 스위스는 오리지널 대비 각각 75%, 84%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량신약보다 우대하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고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서는 선도적인 약가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바이오시밀러 쿼터제’나 미국에서 복제약에 적용하고 있는 ‘환자부담경감제’ 등의 도입을 요청했다. 한 바이오업체 대표는 “일정량에 한해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할당제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쓰는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