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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스무 번째 잔치를 시작했다. 제20회 BIFF가 1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영화 축제에 들어갔다.

이날 개막식엔 BIFF의 성년을 축하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세계 각국의 영화인 5000여명이 참가했다. 뉴 커런츠 심사위원 자격으로 부산에 온 ‘원조 여신’ 나스타샤 킨스키를 비롯 틸다 스윈턴, 하비 케이틀 등 세계적인 배우와 허우샤오시엔, 지아장커, 탕웨이, 나카지마 유토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전도연 하지원 문소리 정우성 이정재 조재현 등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와 강제규 류승완 이창동 윤제균 등 스타 감독들도 개막식을 찾았다. 칸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세계 각국의 영화제 관계자와 영화평론가들도 개막식을 지켜봤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송강호와 아프가니스탄의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맡았다. 유명 배우와 감독이 입장하는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개막을 선언하면서 수백 발의 불꽃이 화려한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이 연출됐다. 조선시대 궁중 잔치에서 펼쳐졌던 궁중정재와 국악 관현악이 조화를 이룬 국립부산국악원의 화혼지무(華婚之舞) 공연에 이어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국악원 기악단의 협연 등 축하공연도 화려하게 펼쳐졌다. BIFF 조직위는 게스트가 입장하는 더블콘 입구 양옆에 드롭존(700석)을 설치해 관객과 스타의 간격을 좁히고, 대형 스크린과 구글 사이트를 이용해 실황을 생중계했다.

올해 BIFF는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93편을 포함해 75개국 영화 302편을 상영한다. 개막작으로 인도의 새로운 영화 경향을 보여주는 모제즈 싱 감독의 ‘주바안’을 상영했다. 폐막식은 오는 10일 오후 영화의전당에서 배우 박성웅과 추자현의 사회로 열린다.

서 시장은 “이제 BIFF의 브랜드 가치를 살려 영화제가 축제를 넘어 부산 영화·영상산업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동시에 아시아 영화·영상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세계에 진출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제2의 도약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