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인 투자자들 '그리스 대탈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넘긴 그리스에서 기업과 투자자들의 ‘대탈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와 그리스 정부의 자본 통제 때문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4일 “그리스와 해외 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와 해외 기업, 그리스 기업까지 그리스를 빠져나가고 있다”며 “투자자문사 등을 중심으로 해외 이전을 원하는 기업과 투자자산을 해외로 옮기려는 개인투자자의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그리스 요거트업체 파예는 본사를 룩셈부르크로 옮겼다. 중공업업체 비오할코도 브뤼셀로 이전했다. 단순히 본사 이전뿐 아니라 주식거래 자체를 그리스 증시에서 런던증시로 옮기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CNBC는 이런 현상을 두고 ‘대탈출 전염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디폴트 위험과 극심한 경기침체, 정책 불확실성까지 맞물려 투자자와 기업이 그리스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경제는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지난달 그리스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30.2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신뢰지수도 3년 만에 최저까지 내려앉았다.

그리스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