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하면서 노동생산성이 하락했다는 분석에 대해 실리콘밸리 경영자들은 IT가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생산성 향상은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지속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면서 논쟁의 중심이 됐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1분기 노동생산성은 -1.9%였다. 지난해 4분기 -2.1%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꾸준히 하락했다. 1995년 중반부터 2010년 말까지 매년 평균 2.6% 증가했지만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평균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노동생산성 하락 원인을 둘러싼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사회 구조 변화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눈길을 끄는 가설은 IT 발달로 SNS가 보편화하면서 노동생산성이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업무시간 틈틈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하는 시간 때문에 노동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은 노동투입량 대비 생산량으로 측정한다.

앨런 블라인더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WSJ 기고문에서 “인기 있는 온라인 서비스가 과거엔 생산적이었던 작업 시간을 낭비하게 해 기술적 진보가 둔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IT기업이 밀집한 미국 실리콘밸리 경영자들은 이런 분석을 반박했다. IT 발달이 오히려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노동생산성 측정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할 바리안 구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을 근거로 노동생산성을 산출하는 것이 문제”라며 “현재 방식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등 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를 측정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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