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성사] 최치훈·김신 발로 뛰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성사시킨 일등공신으로는 피합병 법인인 삼성물산의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 사장이 우선 꼽힌다.

최 사장은 해외 기관투자가 설득을 맡았다. 그는 미국 터프츠대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도 오래 근무해 삼성 사장 중 대표적인 해외파로 꼽힌다. 최 사장은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의사를 밝힌 지난달 4일부터 홍콩과 한국을 쉴 새 없이 오고 갔다. 블랙록 등 삼성물산 지분을 갖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본사가 홍콩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성사] 최치훈·김신 발로 뛰었다
국내에서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고 언론에 대응하는 역할은 김 사장이 맡았다. 김 사장은 합병 관련 상황실인 ‘워룸’의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9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그룹 비서실에서 잠깐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삼성물산에서만 직장생활을 한 대표적인 ‘삼성맨’이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과 김봉영 제일모직 건설·리조트부문 사장도 맹활약을 펼쳤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는 등 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긴급 기업설명회(IR)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합병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은 것도 그였다. 김 사장도 수시로 투자자들에게 합병 필요성을 역설했다. IR관련 실무를 총괄하며 합병에 따른 사업 시너지 청사진을 설계한 것도 김 사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