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을 반영하는 회사채 청약(수요예측) 경쟁률이 투자자들의 참여 부진으로 1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연 1.75%→1.50%)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발 장기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 우려가 여전한 탓이다. 채권값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29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달(발행일 기준) 국내에서 총 3조7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공모했고, 5조7020억원어치의 기관 자금이 청약에 참여했다. 단순경쟁률은 1.52 대 1. ‘동양 사태’ 여파로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었던 2013년 12월의 0.76 대 1 이후 월간 최저치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들어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진 데다 분기 말 수요 위축 효과까지 겹쳐 이달 수요예측 참여가 부진했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국고채 장기물 공급 증가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 역시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엔 그나마 고평가 인식이 덜한 A급 회사채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AA급에 비해 충분히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A급 채권의 경우 여전히 가격 상승(금리 하락)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