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병기 실장과 접촉…중재 시도했지만 해법 못찾아
朴대통령, 29일 靑 회의서 다시 유승민 언급할지 관심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주말에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통화하면서 여러 차례 중재 시도를 했지만 청와대의 단호한 태도를 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26일 “주말에 청와대와 자연스럽게 연락을 취해보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고 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과 발언에도 사퇴를 바라는 박 대통령의 뜻이 재차 확인된 만큼 주말 중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밝히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거취 문제를 정리하지 못함에 따라 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당 원내 사령탑을 겨냥한 발언을 다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불신이 하루 아침에 싹튼 것은 아니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박 대통령을 겨냥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한 이후 미국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과 관련된 돌출 행동, 법인세 인상 주장 등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부담이 돼 왔다는 것이다.
특히 유 원내대표가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의 국정철학과 상당히 다른 방향을 제시한 것을 계기로 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여기에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여야 협상에서 국민연금 연계에 이어 국회법 개정안까지 합의한 것이 박 대통령의 마음을 완전히 떠나게 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반기가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관련 주요 입법 과제를 밀어붙일 마지막 기회인데 지금의 유 원내대표 체제로는 어렵다는 게 청와대의 가장 큰 문제의식”이라며 “입법 추진 과정에서 야당이 법인세 인상 등 여러 연계전략을 들고 나올 경우 여당 원내 사령탑이 효과적으로 대응할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