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차고에서 인터넷 방송 인터뷰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에 있는 코미디언 마크 마론의 자택 차고 스튜디오에서 마론과 팟캐스트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크 마론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 오바마, 차고에서 인터넷 방송 인터뷰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에 있는 코미디언 마크 마론의 자택 차고 스튜디오에서 마론과 팟캐스트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크 마론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미국에서 약 150년 전 남북전쟁(1861~1865년) 때 쓰였던 깃발 ‘남부연합기’(사진)가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 범인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이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을 게재한 것이 알려지면서 남부연합기가 인종주의를 상징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22일(현지시간) 주 의회 건물에 더 이상 남부연합기를 걸지 말자고 제안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공화당)는 기자회견에서 주 의사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이 깃발의 게양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인종주의 상징 남부연합기 게양금지 여부 정치 쟁점화
남부연합기는 남북전쟁 때 노예제 존치를 요구한 남부군이 사용한 깃발이다. 그후 대다수 지역에서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이유로 금지됐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주만 아직도 의사당에 이 깃발을 게양하고 있다.

공화당의 보수진영은 남부연합기를 역사와 전통의 상징이라며 지지해왔다. 보수진영 대권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등은 깃발 퇴출 문제에 대해 “주정부나 지역주민이 결정할 일”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반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등은 “깃발을 내려야 한다”는 쪽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남부연합기는 박물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지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깃발 철거 움직임이 일자 기업도 가세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날 남부연합기가 새겨진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공장을 두고 있는 보잉, 미쉐린 등도 깃발 철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전날 코미디언 마크 마론의 로스앤젤레스(LA) 자택 차고에서 진행한 팟캐스트(인터넷 방송)에 출연, 금기어인 ‘깜둥이(nigger)’란 단어까지 사용하며 인종차별을 강력히 비판했다. 존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그 단어를 사용할 계획은 없었지만 인터뷰하면서 꺼내게 됐다”며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