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혁신도시로 이주한 동서발전의 장주옥 사장은 사내 북카페를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은 물론 인적 역량 향상에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울산혁신도시로 이주한 동서발전의 장주옥 사장은 사내 북카페를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은 물론 인적 역량 향상에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울산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공기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홀로 이주한 직원들의 여가생활 문제다. 좁은 원룸에 독수공방하면서 외로움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동서발전은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23%에 불과하지만 동서발전은 가족동반 이주 비율이 40%에 이른다.

비결은 ‘독서경영’으로 대표되는 장주옥 사장(사진) 주도의 ‘인적자원개발(HRD)’ 프로그램이다. 장 사장은 수시로 “직원은 물론 직원 가족을 위한 HRD 프로그램을 새로 발굴하라”고 지시한다. 금전적 복지뿐 아니라 비금전적 복지, 즉 교육복지 실현에 특히 관심이 크다.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독서경영은 이 같은 일환의 하나다.

장 사장은 본사에 북카페를 조성하고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책의 힘은 상당했다. 자칫 술 일변도로 흐를 수 있는 단신 부임 직원들의 퇴근 후 여가시간이 책으로 채워졌다. 이주한 직원과 가족들의 주말시간도 독서로 채워졌다. 직원 문화생활은 물론 개개인의 역량 향상에도 큰 영향을 줬다.

동서발전은 이공계 위주의 인력구성을 감안해 전사적 독서경영 프로그램인 ‘책으로 여는 EWP(동서발전) 르네상스’를 전면 시행 중이다. 독서 습관화를 위한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 발굴과 독서환경 구축 등을 통해 2014년 공기업 최초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새롭게 도약하는 울산·포항] 가족동반 이주율 공공기관 평균의 두 배…북카페 설치 등 독서경영…기업문화 바꿔
동서발전은 지난해 울산으로 청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스마트오피스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임직원 간 소통과 협력을 높여 수평적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창의적 발상을 자극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오피스는 선진 정보통신(IT)과 기기의 융합을 통해 고정된 근무 장소에서 일하는 방식을 탈피해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어 업무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일터 형태를 말한다. 부서 간, 개인 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기존의 고정좌석제 대신 팀장 및 팀원의 유연좌석제를 운영해 스마트오피스가 가능하게 됐다. 동서발전은 이러한 스마트오피스를 위해 △데스크톱 가상화 △유·무선 통합전화 △클라우드 프린팅 시스템을 완비했다. 데스크톱 가상화는 중앙에서 사용자별로 가상의 데스크톱과 데이터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킹으로부터 안전하고 회사 어디서든 온·오프라인 업무를 할 수 있다. 유·무선 통합전화 시스템은 사선 전화를 개인 휴대폰으로 대체·활용하도록 해 유연좌석제에 적합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프린팅 시스템을 구축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문서 출력을 가능하게 해 종이 없는 사무환경을 만들었다.

이전 지역의 인재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울산지역 대학 출신자에게 가점(필기전형 3%)을 부여하고 있다. 시간선택제 채용 등 2014년도에 131명의 신규 채용 인원 가운데 16명을 울산지역 출신으로 채용했다. 이는 신규 채용 인원의 12%에 달한다.

사회공헌활동도 남다르다. 지난해 8월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교육 기부 프로그램 일환으로 울산 중구 소재 지역아동센터 학생 50명을 초청해 ‘요리조리 독서캠프’를 시행했다. 본사의 북카페, 구내식당 등 사옥 시설을 활용해 울산 중구지역 소외계층 아동의 정서 발달과 창의력 향상을 돕는 등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올해 초에는 2014년도 공공기관 중간평가에 따른 임직원 성과급 등으로 마련한 1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지난해 4월에는 본사 인근에 함월산 공원에서 편백나무 묘목 300그루를 심는‘행복에너지드림 희망 나무심기’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울산 혁신도시에 새 둥지를 튼 한국동서발전이 편백나무 묘목처럼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함께 성장해 울산시민을 힐링하는 에너지가 되겠다는 임직원의 의지를 담았다.

장 사장은 “묘목이 비바람에 맞서 강하게 성장하듯 한국동서발전도 지역사회와 함께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 세계적인 글로컬 공기업으로 성장하고, 숲처럼 힐링과 행복을 주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