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음료 시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매해 20% 넘게 성장하면서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그중에서도 인스턴트 커피, 특히 RTD(ready to drink·편의점 등에서 구매해 바로 마실 수 있는) 제품 비중이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

빙그레는 2008년 ‘아카페라’를 출시하면서 RTD 커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문화된 유가공 생산시설과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전략사업으로 키워볼 만하다는 판단에서다.

2007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제일 큰 과제는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커피음료를 선보이는 것이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이미 많은 경쟁자가 진출한 상황이라 선발 주자들과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일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RTD 커피음료는 컵 형태가 대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화를 위해 빙그레가 주목한 것은 용기와 맛이었다. RTD 제품이 간편하지만 맛과 향은 커피전문점에 비해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로 무균 시스템을 적용한 아셉틱 페트병에 담긴 커피음료를 구상했다. 열처리 시간을 단축해 커피 본연의 향을 살릴 수 있는 데다, 무균충전 시스템 설비를 통해 맛과 품질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품 이름은 ‘커피와 함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인 ‘아카페라’로 정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원 컬러’로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카페라테 제품들은 커피 원두처럼 브라운 계통의 디자인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카페라는 순백색의 원 컬러를 사용해 부드러운 감성을 표현하며 10~20대 여성들의 호감을 이끌어냈다. 또 아메리카노는 블랙, 카라멜마키아토는 메이플오렌지 등의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했다.

원두도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부드럽고 고소하며 신맛이 강하지 않은 브라질 세라두산을 선택했다. 브라질 원두 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NY2 원두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국내 커피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일상화된 레드오션이지만, 아카페라는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RTD 커피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