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출신으로 한국 첫 변호사가 된 손덕중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32·변호사시험 2회·사진)는 24일 “소수 외국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선입견을 깨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만 국적의 화교 3세인 손 변호사는 지난해 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년간 재판연구원(로클럭) 근무를 마치고 이달 초 예율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그는 “홈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소비자 집단 소송을 비롯해 다양한 사건에 관여하고 있다”며 “정의를 실현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 성취감이 크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중국집 막내아들로 자랐다. 손 변호사의 조부모는 1940년대 중국 국공 내전 당시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정착했다. 손 변호사는 “아버지도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했다”며 “일부러 제 이름에도 ‘중(中)’자를 넣고 대만 교과 과정을 밟는 화교 중·고등학교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성균관대 철학과에 진학하면서 한국인 커뮤니티에 첫발을 내딛었다. 손 변호사는 “화교인 아버지가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사회 윤리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 많이 던져봤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진학한 것도 법과 정의 실현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전남대 로스쿨에 입학한 그는 조세와 기업법 분야에서 많은 흥미를 느꼈고, 모의변론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3학년 때 아버지가 운영하던 중국집이 토지 수용을 당했는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취득·등록세 면제가 안돼 수천만원의 세금 폭탄을 맞은 적이 있다”며 “변호사들조차 사건을 회피해 직접 서면을 썼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한 해 전 승소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손 변호사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과 경험을 살려 중국 전문 법조인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한국인 국적을 취득한 만큼 판사에도 도전하는 등 한국 사회에서 소수인 화교 출신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