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미술 등 예술에 재능 있지만 가정형편상 할 수 없었던 학생들 발굴
관악반 80%이상 서울시내 대학 입학…예술고 진학률보다 20%포인트 높아
불가능한 일을 성공시키는 힘
학교측, 수억 들여 악기 사고 합주실 마련
레슨은 이 학교 출신 연주자가 재능기부
평소 공부에 흥미없던 학생들도 밤 늦게까지 악기·미술연습 '열정적'
대원여고는 음악과 미술에 재능과 관심이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기회가 없어 악기를 접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을 발굴, 지도해 대학 진학까지 시켜주는 ‘꿈을 키워주는 학교’로 유명하다. 현재 관악반, 미술반, 체육반 등 예체능반을 운영하고 있다. 관악반은 한 학년에 한 반 35명씩 총 세 개 반이 있고 미술반은 2학년과 3학년에 한 개 반씩 운영 중이다. 체육반은 작년부터 한 개 반이 구성됐다. 고교 입학 전까지 악기 이름조차 모르고 그림을 그려본 적도 없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아무 경험도 없는 학생들이 중학교부터 대입을 준비하는 예술고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원여고의 아낌없는 지원이다. 1997년 특별활동 부서로 운영되던 관악부가 외부 경연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자 학교는 아이들의 재능이 아깝다며 이를 키워주기 위해 수억원을 들여 악기를 사고 교내에 콘서트홀, 합주실 및 개인연습실까지 마련했다. 교사들은 공부에는 흥미가 없어도 그림이나 음악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을 눈여겨봤다가 예체능반에 들어오라고 권유한다. 올해로 18년째 관악반을 책임지고 있는 관악예술과장 이창원 교사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돕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는 개인 레슨에 필요한 비용도 거의 받지 않는다. 지도를 위해 초빙하는 강사는 후배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나서는 이 학교 출신 전문연주자나 대학강사들이다. 한 관악반 학생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악기를 사는 것은 물론 레슨비도 엄두도 못 냈는데 연간 수천만원을 쓰는 음대 지망생들과는 달리 우리 학교에서는 입시 준비를 하는 데 한 달에 5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1999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미술반도 별도로 마련된 미술연습실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미술학원에 가는 등의 특별한 사교육이 필요없다.
지도교사들은 학생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학생들의 ‘열정’을 꼽는다. 공부에는 흥미가 없던 학생들이 관악반이나 미술반에 들어가면 오후 10시까지 악기, 그림 연습을 하는 것은 물론 주말과 방학 때도 매일같이 나온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지도교사들도 휴일과 방학에 출근할 정도다. 권현숙 교장은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것은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찾았기 때문”이라며 “수업시간에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받던 학생들도 목표가 생기니 진지해지고 성실해졌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