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47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체계 개편.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떼어내 별도의 투자공사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김종학 기자가 핵심 이슈를 전합니다.
<김종학R.. 국민연금 운용체계 개편 찬반 `팽팽`>
자세한 내용 증권팀의 김치형 기자와 얘기 나눕니다.
<앵커1>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이번 운용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로 봐야하는 거죠?
<기자1>
네 맞습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의 총 가입자 수가 2천만명을 넘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의 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457조원이구요.
올해는 51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 정도면 규모면에서 세계 3대 연기금의 지위를 가지게 되는데요.
문제는 최근 3년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평균 4.5%로 세계 6대 연기금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013년말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최근 3년간 평균 운용수익률은 4.5%로, 일본 GPIF(8.2%), 노르웨이 GPF(9.0%), 네덜란드 ABP(7.6%), 미국 CalPERS(10%), 캐나다 CPPIB(9.7%) 등 6대 연기금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 합니다.
더구나 2043년 2561조원을 정점으로 국민연금의 규모는 내리막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 노후 보장 역할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국민연금의 고갈 시기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운용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겁니다.
<앵커2>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데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겁니까?
<기자2>
현행 기금운용위원회는 가입자의 대표성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원장이고,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차관과 공단이사장이 당연직 운영위원입니다.
위촉직 운용위원으로는 사용자단체 3곳, 근로자단체 3곳, 지역가입자 대표 6곳, 관계전문가 2곳 등으로 14명이 참석합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정부와 연금의 주인인 가입자 대표들로 구성해 균형을 맞춘 모양셉니다.
하지만 현재 운용위원 중에 금융전문가로 볼 수 있는 위원이 1~2명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운용위원들은 1년에 고작 4~6회 회의에 참석하는 게 전부인데요.
한번 회의 당 소요시간은 평균 2~3 시간에 불과하고, 보건복지부에서 운영위원들에게 회의 1~2일전에 주요 안건과 자료를 전달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어, 안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앵커3>
그렇다면 어떻게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얘기고, 전문성 강화를 하는데 왜 기금운용 조직을 공사화해서 독립한다는 건지요?
<기자3>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인력 구성을 말씀드렸는데요.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원장이죠.
여기에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차관과 공단이사장이 당연직 운영위원입니다.
정부의 목소리가 안들어가야 안들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연금 27년 역사에서 정부 특히 경제부처로부의 독립성 문제가 제기된 사레들을 제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2004년도에 재경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종합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외국인 자본의 M&A를 방어하기 위해 연기금 활용 계획을 발표하는가 하면 2007년도에는 임대주택펀드 조성에 국민연금으로 재원 조달안을 내놓고, 최근 이슈로 보면 2013년에 국토부가 수서발 KTX에 국민연금 투자를 받겠다고 하는 등 국민연금 기금이 마치 정부의 쌈지 돈인 양 생각하고 쓰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아예 기금운용위원회를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떼내 공사화 하고 기금운용위원장도 복건복지부 장관이 아닌 금융전문가로 놓는 방안에 대한 얘기가 나온거죠.
2008년 이후 모두 6개의 국민연금 운용체계 개편과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습니다.
현재는 2개가 계류 중인데요.
이 법안은 크게 전문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쪽과 대표성과 안정성을 주장하는 쪽으로 나눠진다.
새누리 당 김재원 의원은 2012년 7월 기금운용공사 설립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금운용위원회를 기금운용공사 이사회로, 운용위원장과 운용위원은 대통령이 위촉하는 금융전문가로, 기금운용본부는 기금운용공사로, 운용위원장과 위원 7명은 모두 금융전문가로, 공사는 공공기관 지정을 배제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겨 있습니다.
특히 운용위원은 금융투자전문가로서 자산운용, 거시경제, 미시경제, 국내외경제, 금융 외환 부동산 대체투자 분야 중 특정 전문지식이 있고, 연구기관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람으로 한정했다. 전문성과 수익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반면 같은해 11월에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성주 의원낸 법안은 정부 당연직을 2인으로 축소하고, 12명 운용위원 중 지역가입자 4명, 여성단체 2명, 전문가2명을 국회에서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위원 구성을 변경하자는 내용입니다.
또한 대표성을 유지하면서 전문성 강화를 위해 금융·투자·사회복지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두자는 내용도 담겨있는데요.
독립이 아닌 전문성을 보완하자는 법안입니다.
현재 정부의 입장은 김재원 의원안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4>
시장 입장에서는 어떤 안이 더 나은가?
<기자4>
판단하기 어렵지만 공사로 독립하는 사안을 더 반기는 것 같습니다.
S
기금운용공사 방안 유력
확실한 기금운용 독립이 보장되는데다 보다 금융시장 친화적으로 갈수록 커져가는 국민연금기금을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은 의사결정이 매우 빨라야하는데요.
시장의 타이밍을 놓쳐 적기에 투자하지 못하고 또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해 더 나은 수익률을 못 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공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의 큰 손실을 우려하는 것인데요.
너무 수익성에 치우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였다 잘못됐을 때 그 파장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정부의 개편안은 빠르면 다음달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간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대한 독립성과 전문성 제고에 대한 지적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습니다.
개편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진 만큼 시장에서는 기금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시장친화적으로 개편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치형기자 c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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