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가 초연된 1911년은 세기말의 분위기와 아르누보의 우아함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왈츠의 왕’이라는 요한 슈트라우스는 이미 죽었고 임박한 세계대전의 불안한 기운이 휴화산 분화구 밑의 마그마처럼 형성되고 있던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이 느긋한 왈츠가 오페라와 분리돼 독립적으로 연주될 때면 전혀 다른 뉘앙스로 들려오곤 한다. 아름다웠던 과거에 대한 아스라한 향수와 함께 돌이킬 수 없는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이 합쳐져 묘한 슬픔을 안겨주는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