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 선언 "노동개혁 반대·무상복지 확대"…정부와 정면충돌 예고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노동 복지 등 향후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주요 정책에도 일대 격랑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무상복지 확대, 정규직 고용보호 강화, 법인세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는 문 신임 대표와 노동·금융시장 구조개혁, ‘증세 없는 복지’ 등을 표방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와의 정면 격돌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새 지도부에 강경파가 포진, 여야간 난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박근혜 정부의 조세·복지·노동 등 경제 분야 주요 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무엇보다 노동 개혁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평화방송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규직 고용 안정화 및 비정규직 차별 시정을 골자로 한 노동시장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아산보건소 간호사들과의 간담회에서는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린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며 “비정규직에 대한 기간 연장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정규직의 고용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고용 보호를 완화해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는 정부 정책과 확연히 대비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계속해서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강화하면 전면적인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노동문제 개혁에 대한 강경 노선을 분명히 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해 최저임금을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문 대표는 또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무상복지에 대한 일부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정부·여당과 달리 보편적 복지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당 대표 출마 당시 “노후·교육·의료·보육 분야에서 지원을 늘리는 등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주장하고 있다. 문 대표는 “당장 고(高)복지로 가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중(中)복지’ 수준까지는 가야 한다”며 “그러려면 고소득층과 대기업이 세 부담을 조금 더 해주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 법인세 인상을 전면에 앞세우는 것은 새정치연합의 당론과 동일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주식양도차액 과세 확대,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 국세청 세무정보 공개 범위 확대 등은 당론보다 더 급진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문 대표가 대(對)정부 관계에서 지나치게 강경 노선을 띨 경우 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완화 등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은 많은 국민이 지지하고 있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김철근 정치 평론가는 “문 대표는 새누리당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한국의 장기 재정 전망을 고려한 경제정책 등의 방향을 제시하는 대안 정당으로 가야 한다”며 “현실성이 없는 반대 일변도의 정책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새 대표 프로필

△ 경남 거제(1953년생) △경남고 , 경희대 법학과 졸업 △1980년 사법시험 합격(22회) △부산·경남민변 대표 △노무현 정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정무특보, 비서실장 △18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19대 국회의원(부산 사상)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신임 대표(왼쪽 세 번째)와 최고위원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bg@hankyung.com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신임 대표(왼쪽 세 번째)와 최고위원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bg@hankyung.com
새 최고위원 프로필

주승용 △전남 고흥(1952년생)△광주일고, 성균관대 전자공학과 졸업△4·5대 전남도의원, 여천군수, 민선 초대 여수시장△17~19대 의원(전남 여수을)△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

정청래 △충남 금산(1965년생)△보문고,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17·19대 국회의원(서울 마포을)△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회 위원장△19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

전병헌 △충남 홍성(1958년생)△휘문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 국정상황실장 △17~19대 국회의원(서울 동작갑)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원내대표

오영식 △전북 정읍(1967년생) △양정고, 고려대 법학과 졸업△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청 년위원장△17·19대 국회의원(서울 강북갑)△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공동위원장

유승희 △서울(1960년생)△예일여고, 이화여대 문리대 졸업△17·19대 국회의원(서울 성북갑)△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제19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