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7명 단체장 사직권고에도 '버티기'
국회의원과 체육단체·이익단체장을 겸하고 있어 국회로부터 겸직 불가 통보를 받은 의원 9명이 30일 최종 사퇴 기한을 앞두고 전원 사퇴했다. 그러나 ‘겸직 불가’ 대신 ‘사직 권고’를 받은 의원 가운데 17명은 사직을 거부하는 데다 이들에 대해선 사퇴를 강제할 수 없어 반쪽짜리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생활체육회 회장직을 맡았던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오후 사퇴하면서 ‘겸직 불가’ 판정을 받은 의원 9명이 전원 사퇴했다. 서 의원은 “생활체육진흥법을 통과시키고 물러나겠다”며 사퇴 불가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국회가 이날까지 단체장직을 사퇴하지 않은 의원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하겠다고 ‘강수’를 두자 서 의원은 국민생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에서는 한국세무사회 고문인 정두언 의원, 한국외식산업협회 고문을 맡은 정우택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진접 새마을금고 감사였던 박기춘 의원 등 8명이 겸직 불가 통보를 받은 뒤 물러났거나 사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직 권고를 받은 의원 35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명은 단체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7월 국회법 개정 이전에 단체장·이사 등으로 취임해 겸직 금지 대상은 아니지만 겸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의원들의 경우 ‘사직 권고’ 처분 대상이다. 말 그대로 사퇴 권고일 뿐 의무조항은 아니다. 새누리당에서는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인 김재원 의원, 대한야구협회 회장인 이병석 의원, 새정치연합에서는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인 신계륜 의원, 국민생활체육전국궁도연합회의 양승조 의원 등이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