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 온라인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차종별 에너지 효율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연비 표기 방식이 신연비 기준으로 바뀐 후 1등급 연비는 16㎞ 이상이어야 한다.
다음달 공식 출시되는 현대자동차의 LF쏘나타 하이브리드 2.0 모델은 표시 연비가 18.2㎞/L(16인치 타이어 기준)로 1등급을 받았다. 연간 1만5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예상 유류비는 143만464원이다. 동일한 모델에 17인치 타이어(연비 17.7㎞/L)로 교체하면 연간 유류비는 약 4만409원이 더 든다고 에너지관리공단 측은 밝혔다.
연비는 1L 휘발유나 경유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를 환산한 것으로, 연비가 좋다는 뜻을 그 차의 주행거리가 길다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자동차 모델별로 연료탱크 용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료탱크 용량이 70L 이상인 대형차는 연비가 나빠도 45L 연료탱크를 단 소형차보다 한 번 주유로 더 멀리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르노삼성 SM5 D(디젤)는 연료탱크 용량이 66L다. 복합 연비는 16.5㎞/L로 1회 주유하면 1089㎞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푸조 208 1.4 디젤의 1회 주유 시 주행거리는 1055㎞로 SM5 디젤보다 짧지만 연비가 더 나쁘다고 하진 않는다. 이 차의 연료탱크 용량은 50L로 SM5 D보다 10L 적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차종 가운데 에너지효율이 가장 뛰어난 모델은 푸조 208 1.4 디젤이다. <표 참조> 그 다음은 도요타 프리우스, 시트로엥 DS3 1.4 디젤, 미니쿠퍼, 벤츠 A180 디젤 순이다. 국산차 중에선 수동변속기 기준 현대차 엑센트 1.6 디젤이 19.2㎞/L로 가장 우수하다. 아반떼 1.6 디젤과 르노삼성 QM3 등도 연비가 뛰어난 편이다.
연비만큼 중요한 에코 운전 직장인 조모씨(34)는 미니 컨트리맨 디젤을 타고 경기에서 서울로 출퇴근한다. 이 차의 공인 연비는 14.1㎞/L이지만, 집에서 직장을 오가는 데 평균 연비는 L당 18㎞대다. 조씨는 교통 흐름이 원활한 외곽도로를 이용해 공인연비보다 주행거리를 늘리고 있다. 그는 “급가속이 잦을 땐 11㎞/L대, 고속도로를 달릴 땐 최대 20㎞/L까지 기록했다”며 “공인연비 못지 않게 운전 습관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일한 연비라도 조씨처럼 도로 환경이나 운전 방식에 따라 연료 소모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도심 주행이 많은지, 아니면 외곽도로를 자주 타는지에 따라 주유비는 달라질 수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도심은 하이브리드, 고속도로는 디젤 차들이 연비가 좋게 나온다.
한국도요타가 팔고 있는 프리우스는 복합 연비(21.0㎞/L)보다 도심 연비(21.7㎞/L)가 더 높다. 혼잡한 서울 시내에서 출퇴근용으로 이용한다면 디젤 차보다는 프리우스가 더 경제적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