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S주관 맡은 계열 운용사 6곳
공모주 한 株도 못 담아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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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자산운용사가 곤란해진 것은 공모가 대비 두 배 넘게 급등한 삼성SDS 공모주를 단 한 주도 만져볼 수 없어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상장 주관사의 계열 운용사는 해당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거나 상장 후 ‘3개월’ 동안 매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증권사와 운용사가 짜고 공모주 주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제는 이들 자산운용사 펀드에 가입한 일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기준 전체 공모주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19%다. 같은 기간 5%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공모주펀드도 있다. 그러나 삼성SDS를 편입하지 못한 공모주펀드인 ‘동부단기국공채공모주’의 한 달 수익률은 0.38%다. 이 때문에 주관사 계열 운용사엔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매니저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KODEX MSCI KOREA’ ETF를 운용 중인 삼성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인 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오는 26일부터 삼성SDS를 ‘MSCI KOREA지수’에 넣겠다고 공표했다. 평소 같았으면 삼성운용은 MSCI ETF와 기초지수인 MSCI KOREA지수의 구성 종목을 맞추기 위해 삼성SDS를 샀겠지만, 같은 이유에서 내년 2월 중순까지 살 수 없다. 기초지수와 ETF의 가격차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되지만 삼성운용은 뾰족한 수가 없다.
법의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주가 조작은 꼭 계열 자산운용사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선량한 일반투자자들의 피해는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볼멘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한 펀드매니저는 자본시장법 85조에 대해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대표적인 규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규제 뿌리뽑기’에 나선 김에 한 번 귀 기울여 봄직한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황정수 증권부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