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 최초 한국계 여성 아파치 조종사 사라 전 중위 "여성 헬기 조종, 노력하면 못 할 것 없죠"
“(군대는) 남성의 영역이잖아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개의치 말고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한국계 여성 최초의 미국 육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인 사라 전(24·한국명 전문희·사진) 중위는 이렇게 말했다. 전 중위는 이날 서울 숙명여대에서 학군단(ROTC) 후보생을 대상으로 특강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세인 전 중위는 2012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포트 러커 비행학교에서 아파치 조종법을 훈련받았다. 그리고 본인 의사에 따라 올 3월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에 배치됐다.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서 근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가 군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건 11세 때다. “TV를 보다 한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웨스트포인트 사관후보생들의 ‘서바이벌 스토리’를 보게 됐어요. 매우 멋있어 보여서 ‘나중에 크면 저기 가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그게 현실이 됐습니다. 두 분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셨는데, 자식들에게는 아낌없이 지원해 주셨어요.” 그의 남동생도 웨스트포인트에 재학 중이라 ‘웨스트포인트 한인 남매’로 유명하다.

아파치 조종사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항상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며 “뒷좌석에 타는 부조종사와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여군에 대해 특정 분야는 잘하고(육체적 능력이 필요한) 특정 영역은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연습을 반복하면 안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장교로서 병사들 간의 관계 설정에 대해 묻자 그는 “아주 좋은 질문”이라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웨스트포인트를 나왔다고 하면 얼굴부터 찡그리는 병사가 많아요. ‘아, 그래 너 잘났다. 두고 보자’ 그런 느낌. 그래서 항상 많이 듣고 겸손하게 그들을 대해야만 합니다. 사실 이런 태도도 아버지께 배웠어요. 아버지는 20년 넘게 우리 남매 이야기에 항상 귀 기울여 주셨지만, 전 겨우 2년 동안 했을 뿐인걸요.”

숙대 ROTC 후보생들은 이날 특강 후 수십명이 질문을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 중위는 “군 복무를 마친 후에는 로스쿨에 진학해 워싱턴DC에서 일하는 게 목표”라면서 “끝없이 배우고 싶다. 물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다”며 웃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