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끝낼 수밖에 없던 일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을 푼다고 하지만, 자산가격 거품과 금리·환율 왜곡을 초래하는 등 폐해도 심각했다. 통화가치 안정이라는 중앙은행 본연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Fed 스스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라고 불렀던 이례적인 비상조치였다.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봐야 할 것이다.
천문학적 규모의 유동성이 뿌려졌던 만큼 후폭풍도 엄청날 것이다. 당장 금리 환율이 툭하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유럽과 일본은 계속 유로화, 엔화를 대량으로 찍고 있다.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금융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는 그대로다. 특히 유동성 파티를 즐겼던 신흥국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Fed의 금리인상이 시간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Fed는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 9월께에서 내년 6월 정도로 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달러가 미국 내로 환류되면 원자재와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일부 신흥국가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위기가 터지면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다.
미 경제 회복이 한국에 반드시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소비 증가가 아닌 제조업의 부활이 미 경제 회복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셰일가스 혁명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더 강해졌다. 한국 기업은 주요 업종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다. 이미 가스 및 석유화학업계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유럽경기는 여전히 침체이고, 중국 등 신흥국들은 성장동력이 떨어져간다. 어디를 봐도 모두 어렵다. 골든타임은 지나가는데 준비는 안 돼 있다. 새로운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