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 항공정비과 학생들이 실습용 헬리콥터 ‘Mi-2’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제공
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 항공정비과 학생들이 실습용 헬리콥터 ‘Mi-2’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제공
“1년 남짓 기술을 익혀서 연봉 5000만원짜리 직장에 취업하는 대학은 우리 대학밖에 없을 겁니다. 여기 이 친구를 포함해 올해도 12명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들어갔어요.”

지난 6월 KAI에 입사한 오진원 씨(22·항공기계과 2학년)와 나란히 앉은 권일현 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 학장의 자랑이 끊이지 않았다. KAI는 국내 최고 수준의 항공기 제조기업으로, 항공 엔지니어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전문대 졸업생 기준으로 입사 첫해 연봉은 4200만원에 600만원 상당의 복지 혜택과 호텔식 기숙사가 제공된다. 경남 사천에 있는 폴리텍대 항공캠퍼스는 2012년부터 매년 10명 이상의 졸업생을 KAI에 입사시키고 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폴리텍대 항공캠퍼스는 지난 3월 KAI와 인력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른바 ‘KAI 트랙협약’으로, 내년부터는 주문식 맞춤교육을 통해 매년 14명이 KAI에 입사할 예정이다. 대상 학과는 항공기계과(60명)와 항공정비과(30명)다.

2001년에 이미 KAI와 현장실습 협약을 맺었지만 이렇다 할 취업 실적을 못 내다가 최근 3년간 40여명이 취업에 성공하면서 KAI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게 권 학장의 설명이다.

KAI 입사 소식과 높은 취업률이 입소문을 타면서 폴리텍대 항공캠퍼스의 입시 경쟁률은 최근 급등하는 추세다. 지난해 항공정비과는 30명 모집에 1300여명이 몰려 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너무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바람에 학교 측에서는 서류전형을 거쳐 10배수의 지원자들만 면접을 봤다.

권 학장은 “2년 남짓 기간에 부산·경남지역 고교 70여곳을 돌며 항공산업의 비전과 학교를 소개한 것이 큰 힘이 됐다”며 “최근에는 인문계 고교의 내신 2등급 학생들도 지원을 많이 하는데 합격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년의 재학기간 학생들이 학점 이수와 실습에 들이는 시간은 총 3800시간 이상으로 대부분 학생은 방학에도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교수진도 대부분 항공 엔지니어 출신으로, 교수 한 명이 기업 10여곳을 맡는 ‘기업전담제’로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졸업생들의 주요 취업처는 KAI 외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두산중공업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다.

입학 1년3개월 만에 KAI 입사에 성공한 오씨는 “재작년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폴리텍대에 진학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며 “취업 후 현장 업무가 학교에서 실습했던 것 그대로라서 적응도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천=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