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 연구원들이 손가락에 낀 센서의 움직임으로 모니터에 글씨를 쓰고 있다. 부산=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월드IT쇼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 연구원들이 손가락에 낀 센서의 움직임으로 모니터에 글씨를 쓰고 있다. 부산=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는 미래 경찰이 범죄 조사를 위해 허공에 손을 내저으며 자료를 검색한다. 특수장갑을 낀 채로 허공에 떠 있는 사진과 영상을 손으로 만지듯 자유자재로 조작한다. 또 다른 영화 ‘아바타’에서는 외계 행성의 숲 속에서 파란 몸의 외계인이 활을 쏘며 뛰어다닌다. 실험실 특수 장치 안의 지구인은 다른 외계인들 틈에서 스파이 노릇을 하는 외계인 아바타를 조종한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같은 장면이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CHIC)은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IT쇼에서 ‘공간화이트보드’ 기술과 ‘sEMG 센서 모션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CHIC에는 KAIST, KIST, 고려대 등 9개 연구기관과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공간화이트보드는 허공을 칠판처럼 사용하는 기술이다. 허공에 글씨를 쓴다고 해서 ‘에어라이팅(air-writing)’이라고도 부른다. 핵심은 컴퓨터가 사람의 몸짓을 인식해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특수 반지를 끼고 허공에 글씨를 쓰면 컴퓨터에 장착된 카메라가 ‘반지’의 궤적을 좇는다. 이런 동작 인식 인터페이스는 닌텐도 ‘위’나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키넥트’ 같은 게임기에 이미 부분적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공간화이트보드는 촉감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지에 삽입된 작은 모터가 손가락에 진동을 전달해 허공에서도 실제 뭔가를 만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sEMG 센서 모션인식은 가상현실의 아바타나 실제 로봇을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조종하는 기술이다. 사람 근육이 수축할 때 생기는 전기신호(근전도)를 빠르게 측정하는 생체신호 측정 기술과 측정된 생체신호로부터 사람의 행동 의도를 파악하는 의도 인식 알고리즘으로 구성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향후 가상현실 게임의 캐릭터나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로봇 등을 먼 곳에서도 조종할 수 있다.

부산=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