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관광객 몰려 '콧노래'…양양공항 이용객 1년새 6배
지난 11일 오후 1시20분 강원 양양군에 있는 양양국제공항. 중국 상하이에서 부정기 노선을 이용해 15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입국했다. 이어 30분 뒤인 오후 1시50분에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140여명을 태운 비행기가 들어왔다. 넓은 공항터미널은 중국 러시아 등 외국 관광객들로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김칠봉 양양공항 운영팀 차장은 “지난해는 1주일 가운데 주말에만 두 번 정도 입·출국하는 관광객이 있어 평일에는 한산했다”며 “하지만 올 들어서는 매일 하루 종일 북적인다”고 말했다. 양양공항은 여객 급증으로 직원을 5명 추가 채용했다.

◆올해 국제노선 23개 개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산했던 양양공항에 올 들어 중국 러시아 등 해외 관광객 입국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양양공항에 중국과 러시아 국제노선 23개가 늘어 총 25개 국제노선이 운항되고 있다. 이달 초에도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우한 등 3개 노선이 추가 개설됐다. 중국 상하이 노선만 정기 노선이고 모두 부정기 노선이다.

올 들어 운송실적은 운항 편수 2315편에 여객 수 23만872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운항 편수가 106%, 여객 수는 488.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남이섬, 설악산, 속초 등 강원 주요 관광지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

여객이 급증한 것은 양양공항과 강원도 및 양양군 등 지방자치단체, 항공사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다.

김동국 양양공항 운영팀장은 “양양공항 활성화는 강원도의 신규 노선 유치 및 여행사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공항 이착륙료 및 주기료 면제 등의 지원책이 뒤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자본 투자도 활발

관광객이 증가하자 국내외 투자가들이 강원지역에 호텔과 쇼핑몰, 레저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다롄의 대형 여행사인 금학항공은 최근 1640억원을 투자해 강원도에 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협약을 강원도와 맺었다. 속초에 워터피아를 운영 중인 한화리조트도 중국 관광객이 몰려들자 리모델링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의 한 투자자는 3000억원을 들여 정동진에 레저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고 롯데그룹도 속초에 호텔과 쇼핑몰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양양공항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강원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려면 관광객을 장기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전략과 제주도 등 국내 다른 관광지와 연계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경모 경희대 관광대학원 교수는 “임시방편의 항공사와 여행사 지원책은 일단 성공이라고 보지만 지속적으로 공항과 지역 관광지가 활성화되려면 볼거리 즐길거리 등의 문화관광콘텐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양=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