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소 대부분 동아시아 쏠려
해외 변호사 쟁탈전도 벌어져
◆율촌 지평 다양성 수준 높아
율촌에는 국내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아르헨티나와 페루 변호사가 한 명씩 있었고, 지평에는 캄보디아 변호사가 한 명 있었다. 미얀마 변호사가 있는 곳도 율촌(1명)과 지평(2명)뿐이었다.
해외 지사는 지평이 중국 상하이, 베트남 호찌민 등 7곳으로 가장 많았다. 율촌은 4곳에 지사를 뒀다. 율촌 관계자는 “최근 중동 지역을 개척하기 위해 본사에 ‘중동 데스크’를 구성했고 변호사 한 명을 두바이에 있는 영국 로펌에 장기 파견했다”고 전했다.
김앤장은 소속 외국 변호사가 130명으로 국내 로펌 중 가장 많았다. 자격국 수는 7개국이었다. 영미권 국가 변호사(123명)가 전체 외국 변호사(130명)의 94.6%를 차지해 조사 대상 10개 로펌 전체 평균인 75.2%보다 월등히 높았다. 해외 지사는 지난해 홍콩에 진출한 게 유일했다. 김앤장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국에 추가 사무소를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년간(2013년 9월~2014년 8월) 외국 기업에서 소송·자문을 가장 많이 수임한 곳은 김앤장으로 1500건 이상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율촌이 수임한 사건은 1400여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광장도 외국 변호사 61명 중에서 영미권 변호사를 56명(91.8%) 두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 1100여건을 수임해 3위에 올랐다.
◆바른 화우는 해외 로펌과 제휴 활발
바른은 송무 중심으로 로펌을 운영하는 까닭에 외국 변호사가 7명에 그쳤으며 전원 미국 변호사였다. 화우도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타슈켄트에 진출했지만 전체 소속 변호사(278명)에서 외국 변호사(24명)가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그쳤다. 이들 두 로펌이 최근 1년간 수임한 외국 기업 사건은 310여건씩이었다.
대신 바른과 화우는 ‘로펌 간 제휴 그룹’을 두 곳씩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른은 ‘ALFA인터내셔널’(57개국 145개 로펌)과 ‘리걸링크’(51개국 66개)에, 화우는 ‘인터렉스 그룹’(59개국 44개)과 ‘테라렉스’(104개국 155개)에 가입돼 있다. 제휴 그룹 소속 로펌들은 자신이 담당하기 어려운 해외 사건이 들어오면 같은 그룹에 있는 해당 국가 로펌에 연결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협력한다. 다른 조사 대상 로펌들은 한 그룹에만 소속돼 있거나 사안별로 개별 접촉하는 방식으로 협력했다.
해외 지사는 화우의 타슈켄트 사무소를 제외하고 모두 동남아시아 또는 중국에 있다. 비용 대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한국 로펌 입장에서 현지 로펌과 경쟁할 만한 곳을 찾은 결과로 보인다.
한 대형 로펌의 대표 변호사는 “국내 로펌이 인지도 높은 글로벌 로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아직 쉽지는 않다”며 “현지 실패를 경험했던 로펌들이 무리한 해외 진출을 자제하고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내실을 쌓는 방향으로 전환한 이유”라고 말했다.
양병훈/정소람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