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가 2학기 개강과 함께 총장이 공석인 상황을 맞게 됐다. 이달 말까지가 임기인 함인석 경북대 총장은 오는 29일 이임식을 갖고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후임 선출은 교내 내홍을 겪고 있다.

총장 자리가 비면 총장 직무대행은 부총장이 맡게 되지만 부총장이 얼마 전 사퇴해 역시 공석인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정성광 의무부총장이 직무대행을 맡을 전망이다.

경북대 총장의 공석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경북대 측은 "과거 관선 총장 시절 차기 총장 임명이 늦어져 며칠간 공석인 적은 있었지만 총장을 아예 선임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학내 구성원 간 갈등, 규정 개정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지난 6월 치러진 차기 총장 선거에서 규정 위반 논란이 일자 우여곡절 끝에 교수회와 대학 본부, 후보자들이 모여 이번 달이나 내달 초 재선거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대학 본부가 최근 교수회 등과의 합의를 깨고 대학 본부 즉 총장이 중심이 돼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고치면서 상황은 다시 틀어졌다. 이 때문에 본래 선거를 주관하던 교수회가 소신대로 당초 규정에 따라 재선거를 하더라도 이는 효력을 갖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현 총장이 물러난 상태에서 대학 본부가 주도하는 선거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대우 경북대 교수회 의장은 "상황 자체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져서 현재로선 교수회건 대학본부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성토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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