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위해 체코서 줄인형 만들고
伊서 치즈 직접 만들며 농업 경쟁력 탐구

인천시 만석동 쪽방촌인 괭이부리마을에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해온 길동무꿈 팀은 한국장학재단이 주최하는 대학생 해외체험행사인 ‘지구별꿈도전단’에 선발돼 이달 초 체코 프라하를 찾았다. 빈민촌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해온 이들은 그동안 관절인형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인형극 공연을 해왔다. 그러나 인형극이 아이들만을 위한 공연 수준에 머문다는 데 한계를 느껴 줄인형 배우기에 나섰다. 팀장인 최단비 씨는 “줄인형은 한 사람이 인형을 조종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무대 배경이 가능하다”며 “성인들조차 즐기는 체코 인형극에서 많은 것을 배워 국내 지역공동체와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이 기금을 출연하고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지구별꿈도전단은 2012년 말부터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에 대학생들의 해외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3~4명의 학생이 팀을 이뤄 진로·취업과 관련한 활동이나 사회공헌·봉사 활동, 체험·도전 활동 등 학생들이 방문지역과 활동 계획을 정하게 하고 팀당 1000만원 안팎의 경비를 지원한다. 세계를 누비며 꿈과 끼를 키우고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도록 돕자는 취지다.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1500여개 농장과 110개 치즈공장이 결성한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 치즈조합’을 방문한 지우개팀은 농장에서 버펄로 물소의 젖을 짜는 과정과 공장에서 우유를 치즈로 가공하는 과정을 체험하며 이 지역 모차렐라 치즈의 국제경쟁력을 배웠다. 연간 240t 규모의 모차렐라 치즈를 생산하는 업체 ‘일 카소라레’의 도메니코 라 베체키아 대표는 “2000년 전부터 업체들이 대를 이어가며 생산해온 노하우가 이 지역에서 생산된 모차렐라 치즈에만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라는 브랜드를 붙일 수 있게 했다”고 강조하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별꿈도전단 활동을 벌인 학생들은 세계와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길동무꿈팀의 줄인형 제작 체험을 도운 파벨 툴라즈는 “공연을 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그 에너지가 관객에게도 전달될 수 있다”고 조언했고 길동무꿈팀은 체코에 이어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린 거리극축제(라스트라다)에도 참가해 인형극의 세계적 흐름을 익혔다. 지우개팀 강충한 팀장은 “유럽 각 지역이 특산품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며 “우리도 막걸리 김치 등 생산자의 조직화와 제품 브랜드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라하/나폴리=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