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충북 오박사마을, 친환경 너른 들판과 시원한 숲길…감자 캐고 활 쏘고 떡 만들고…하루가 짧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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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군 현도면 시목리 기찻길 옆에 그림처럼 자리잡은 오박사마을. 마을 입구에는 옛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가 목을 축였을 법한 샘물이 있다. 실제로 이 샘물은 이 마을과 함께 350년의 역사를 간직하며 수많은 나그네들의 마른 입을 적셔줬다고 한다. 샘물에서 물을 마시고 마을에 들어서면 ‘오박사마을’이란 큼지막한 현판이 보인다. 이 마을 이름은 왜 오박사일까. 여기선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들판을 지나 숲길을 따라
오박사마을은 보성군 현필공의 25~28대 후손들이 모여사는 보성 오씨 마을이다. 스무가구 남짓한 이 마을의 주민들은 모두가 친척. 그래서 그런지 350여년 동안 단 한 건의 범죄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마을 이름이 오박사가 된 것은 이 작은 마을에서 5명의 박사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씨들의 마을인데 박사가 다섯 명이니 ‘오박사’란 이름이 제격이다.
마을 앞쪽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다. 왕우렁이, 오리, 참게 등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기른 벼가 자라는 곳이다. 논 뒤쪽으로는 자전거 길도 나 있다. 2007년 라오스 대사가 오박사 마을을 방문했을 때 친선의 뜻으로 자전거 13대를 기증하고 이 도로를 주민들과 함께 걸으면서 ‘라오스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들판을 지나 마을회관까지 가면 널찍한 공터가 나온다. 이곳에선 계절에 따라 씨름을 하거나 쥐불놀이 등 민속놀이를 즐긴다고 한다. 마을회관 옆 통나무 우리에는 토끼, 닭 같은 가축은 물론 꿩이나 다람쥐도 키우고 있다. 마을회관 위로 가면 ‘새소리숲길’이라는 예쁜 산책길이 펼쳐진다. 산책을 하다보면 중간중간에 있는 돌 모양의 스피커에서 음악과 자연생태에 대한 해설이 흘러나온다. 숲길을 따라 끝까지 오르면 팔각정과 잔디광장을 만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국궁장이 자리잡고 있다. 활쏘기를 체험해 보는 공간이다. 약간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오면 글공부나 예절을 가르치는 서당인 하심당이 보인다. 태권도 수련생을 위한 연수원과 팜스테이를 하는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숙소도 마련돼 있다.
○복숭아도 따고 감자도 캐고
오박사마을에 오면 사시사철 자색고구마떡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인절미떡이나 두부를 만들어보고 국궁으로 활 솜씨를 뽐낼 수도 있다.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봄에는 씨앗파종, 개구리소리 듣기, 왕우렁이 모심기 등을 해 볼 수 있다. 도시에서만 자란 어린이들에겐 하나하나가 신기한 체험일 것이다. 그뿐인가. 여름에는 감자캐기, 앵두·복숭아·포도 따기, 고추 따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가을에도 고구마나 땅콩 캐기를 해 볼 수 있고, 한겨울 엄동설한에 이 마을을 찾아와도 김장체험, 연날리기, 쥐불놀이, 썰매타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오박사마을에서는 마을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태권도와 전통 예절 체험, 엄마 없이 살아보기 등의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7월12일부터 8월24일까지 방문하면 인근 로하스 수영장과 연계한 ‘썸머팜파티’를 진행한다. 수영도 즐기고 농촌에서 수확한 신선한 농수산물로 파티도 즐기는 등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오박사마을에서 특수하게 운영하는 자연학교는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방문객을 위해 농촌체험, 외국 태권도 지도자 성지순례, 각급기관 지도자 연수, 각종 동아리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저렴하게 마을특산품도 구매
근처에 가 볼 만한 곳이 많은 것도 오박사 마을의 장점 중 하나다.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가 마을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가면 나온다. 오박사마을에서 느꼈던 농촌의 따스하고 정감 있는 풍경과는 또 다른, 차분하게 정리된 별장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국립청주박물관도 마을 입구에서 10㎞가량 떨어져 있다. 차로 20분이면 충분하다. 충북 지역 문화유산이 전시돼 있고 어린이박물관학교, 문화재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좋다.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 최대 인공 호수공원이라는 세종호수공원도 마을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다. 최대의 호수공원답게 공원을 한바퀴 도는 데만 해도 꽤 걸린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와 새롭게 들어선 정부청사의 위용을 감상할 수 있다.
충청 지역에서 가장 크다는 미동산 수목원도 마을에서 멀지 않다. 입장료가 무료라 별 게 없겠거니 생각하기 쉽지만 무려 70만본에 달하는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마을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고 돌아가기 전, 그냥 가기 아쉽다면 마을특산품을 사고 가면 어떨까.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수도권 등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현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오박사마을의 특산품 판매장에서는 쌀, 고추, 마늘, 들깨, 참깨, 배추, 무우, 콩, 감자, 고구마 등을 상시 판매하고 있다.
■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청원톨게이트로 나와서 현도면사무소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800m 가량 쭉 가다보면 감나무식당이 보인다. 감나무식당을 오른쪽에 두고 오박사마을 입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내비게이션에는 충북 청원군 현도면 시목2리로 주소를 찍고 오면 된다. 문의 011-492-9198 홈페이지 obaksa.puru.net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들판을 지나 숲길을 따라
오박사마을은 보성군 현필공의 25~28대 후손들이 모여사는 보성 오씨 마을이다. 스무가구 남짓한 이 마을의 주민들은 모두가 친척. 그래서 그런지 350여년 동안 단 한 건의 범죄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마을 이름이 오박사가 된 것은 이 작은 마을에서 5명의 박사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씨들의 마을인데 박사가 다섯 명이니 ‘오박사’란 이름이 제격이다.
마을 앞쪽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다. 왕우렁이, 오리, 참게 등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기른 벼가 자라는 곳이다. 논 뒤쪽으로는 자전거 길도 나 있다. 2007년 라오스 대사가 오박사 마을을 방문했을 때 친선의 뜻으로 자전거 13대를 기증하고 이 도로를 주민들과 함께 걸으면서 ‘라오스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들판을 지나 마을회관까지 가면 널찍한 공터가 나온다. 이곳에선 계절에 따라 씨름을 하거나 쥐불놀이 등 민속놀이를 즐긴다고 한다. 마을회관 옆 통나무 우리에는 토끼, 닭 같은 가축은 물론 꿩이나 다람쥐도 키우고 있다. 마을회관 위로 가면 ‘새소리숲길’이라는 예쁜 산책길이 펼쳐진다. 산책을 하다보면 중간중간에 있는 돌 모양의 스피커에서 음악과 자연생태에 대한 해설이 흘러나온다. 숲길을 따라 끝까지 오르면 팔각정과 잔디광장을 만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국궁장이 자리잡고 있다. 활쏘기를 체험해 보는 공간이다. 약간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오면 글공부나 예절을 가르치는 서당인 하심당이 보인다. 태권도 수련생을 위한 연수원과 팜스테이를 하는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숙소도 마련돼 있다.
○복숭아도 따고 감자도 캐고
오박사마을에 오면 사시사철 자색고구마떡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인절미떡이나 두부를 만들어보고 국궁으로 활 솜씨를 뽐낼 수도 있다.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봄에는 씨앗파종, 개구리소리 듣기, 왕우렁이 모심기 등을 해 볼 수 있다. 도시에서만 자란 어린이들에겐 하나하나가 신기한 체험일 것이다. 그뿐인가. 여름에는 감자캐기, 앵두·복숭아·포도 따기, 고추 따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가을에도 고구마나 땅콩 캐기를 해 볼 수 있고, 한겨울 엄동설한에 이 마을을 찾아와도 김장체험, 연날리기, 쥐불놀이, 썰매타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오박사마을에서는 마을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태권도와 전통 예절 체험, 엄마 없이 살아보기 등의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7월12일부터 8월24일까지 방문하면 인근 로하스 수영장과 연계한 ‘썸머팜파티’를 진행한다. 수영도 즐기고 농촌에서 수확한 신선한 농수산물로 파티도 즐기는 등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오박사마을에서 특수하게 운영하는 자연학교는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방문객을 위해 농촌체험, 외국 태권도 지도자 성지순례, 각급기관 지도자 연수, 각종 동아리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저렴하게 마을특산품도 구매
근처에 가 볼 만한 곳이 많은 것도 오박사 마을의 장점 중 하나다.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가 마을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가면 나온다. 오박사마을에서 느꼈던 농촌의 따스하고 정감 있는 풍경과는 또 다른, 차분하게 정리된 별장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국립청주박물관도 마을 입구에서 10㎞가량 떨어져 있다. 차로 20분이면 충분하다. 충북 지역 문화유산이 전시돼 있고 어린이박물관학교, 문화재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좋다.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 최대 인공 호수공원이라는 세종호수공원도 마을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다. 최대의 호수공원답게 공원을 한바퀴 도는 데만 해도 꽤 걸린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와 새롭게 들어선 정부청사의 위용을 감상할 수 있다.
충청 지역에서 가장 크다는 미동산 수목원도 마을에서 멀지 않다. 입장료가 무료라 별 게 없겠거니 생각하기 쉽지만 무려 70만본에 달하는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마을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고 돌아가기 전, 그냥 가기 아쉽다면 마을특산품을 사고 가면 어떨까.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수도권 등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현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오박사마을의 특산품 판매장에서는 쌀, 고추, 마늘, 들깨, 참깨, 배추, 무우, 콩, 감자, 고구마 등을 상시 판매하고 있다.
■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청원톨게이트로 나와서 현도면사무소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800m 가량 쭉 가다보면 감나무식당이 보인다. 감나무식당을 오른쪽에 두고 오박사마을 입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내비게이션에는 충북 청원군 현도면 시목2리로 주소를 찍고 오면 된다. 문의 011-492-9198 홈페이지 obaksa.puru.net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