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은율의 정태민 변호사(왼쪽부터), 손동우 대표변호사, 김고란 , 손동환 변호사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법무법인 은율의 정태민 변호사(왼쪽부터), 손동우 대표변호사, 김고란 , 손동환 변호사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법무법인 은율은 기업 출신 변호사를 선호하는 로펌이다.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은율의 주요 고객인 기업을 이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은율 소속 변호사 1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명이 기업 출신일 정도다. 손동우 대표변호사(46)는 LG그룹 회장실에서 근무하다 퇴사 후 사법고시(42회)에 합격했다. 다른 변호사들도 삼성물산, 기아차, 한화, 삼성엔지니어링, 야후코리아 등 유수의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손 대표는 “큰 비용으로 전관(前官)을 영입해 법조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자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법 공부만 한 사람보다 기업 출신이 대인관계, 사업감각, 고객서비스 정신 등에서 더 나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속 변호사들은 언론 제보, 민원, 발주자와의 관계 등 변수를 모두 감안해 법적 대응이 고객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준다”고 소개했다.

은율은 금융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쌓았다고 자평한다. 코스닥시장이 한창 활기를 띠었을 때는 상장 법인이 발행한 해외 사채의 40% 정도를 은율이 법률 자문했다고 한다.

2007년 중국 스피커 제조업체 ‘쓰리노드’가 중국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할 때도 은율이 자문했다. 이 밖에 서울 영등포동 복합쇼핑몰 ‘경방 타임스퀘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 PF 등도 은율 손을 거쳤다. 공인회계사 자격이 있는 김고란 변호사가 PF와 사채·기업어음(CP) 발행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플랜트 건설 분야에 대한 법률 자문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 10년 동안 법무팀장을 거친 손동환 변호사가 이 분야의 사업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플랜트 건설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알제리 최대 국영석유회사 소나트락 등 지역 ‘큰손’과 일해본 경험도 있다는 게 은율의 설명이다.

손 대표는 “소속 변호사들 나이가 모두 40대로 다른 로펌에 비해 젊다”며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고 공감대도 비슷해 고객 입장에서 매끄러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