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수 권유 후 자해
"수술 끝, 생명에 지장없어"
軍 초동대응 등 부실 도마에
A급 관심병사 1만7000여명
국방부, 인성검사 보완책 마련
◆긴박한 검거 과정
임 병장이 울면서 아버지와의 통화를 요구하자 군 당국은 휴대폰을 던져줬고 아버지와 통화했다. 임 병장의 아버지는 통화 후 “아들이 9월이면 전역을 하는데 누가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울먹였다. 이후 아버지와 형은 대치 현장으로 이동해 “부모님의 심정이 무너진다. 그만두고 자수해라”고 임 병장을 설득했다.
이후 극도로 불안해하는 임 병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부 요원이 비무장 상태로 접근해 빵과 물, 전투식량 등을 던져줬다. “말 못할 사연이 있으면 나와서 말해라. 다 해결된다”는 말을 건네며 투항을 권유했다. 임 병장은 이 와중에 펜과 종이를 요구해 30여분간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후 임 병장이 자해를 시도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생포 후 임 병장의 부모는 현장 지휘관에게 “아들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살리려는 노력을 해줘 고맙다”고 했다.
◆군, 임 병장 ‘왕따’ 여부 수사
군은 수색 과정에서 헬기와 22사단 소속 703특공연대 및 인근 GOP부대 병력 등 3500명을 동원했다. 그러나 임 병장은 포위망을 뚫고 10㎞ 넘게 이동해 군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논란이 나온다.
군 수색팀은 당초 사건 발생 다음날인 22일 오후 2시17분께 고성 제진검문소 인근 숲속에서 임 병장을 발견했고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 소대장이 팔에 관통상을 입기도 했다. 이후 오후 11시께 임 병장이 포위망에 접근, 암구호 시도에 응하지 않자 우리 병력이 10여발을 사격했다. 23일 오전 8시40분께 임 병장 대치장소와 무관한 곳에서 오인 사격이 발생해 병사 1명이 다치기도 했다.
군은 상황 종료 후 임 병장이 갖고 있던 총기와 실탄을 회수하고 이날 오후 3시30분께 이 지역에 발령된 ‘진돗개 하나’ 경계를 해제했다. 적절한 치료조치 이후 군 수사당국은 임 병장에 대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부대원 사이에서 ‘임 병장이 병장 대우를 제대로 못 받았다’는 발언이 나옴에 따라 ‘왕따’ 여부 등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심병사를 판별하는 인성검사 평가서를 보완할 방침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GOP 근무가 제한되는 A급 관심병사는 1만7000여명으로 전체 병사의 4.8% 수준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