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만명 응시 >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대치동 단국대부속고교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이번 시험에는 10만명 이상이 지원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 10만명 응시 >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대치동 단국대부속고교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이번 시험에는 10만명 이상이 지원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지난 12일 현대자동차 인적성시험(HMAT)이 치러진 서울 잠실고. 오후 2시쯤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한 취업준비생은 “지난해 하반기엔 5~6명 정도 빈자리가 있었는데 이번엔 한 명밖에 결시자가 없었다”며 “입사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날 치러진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도 응시율이 높기는 마찬가지였다. 제일기획 광고직에 지원, 서울 용산고에서 SSAT를 치른 이모씨는 “한 반에 30명 정도 시험을 봤는데, 빈자리가 한두 개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입사시험 응시율이 90%를 웃돌고 있다. 예년 평균(80% 안팎)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이는 삼성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의 인적성시험 날짜가 겹치지 않은 데다 상반기 공채 규모가 예년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SSAT 결시자 한반에 1~2명 불과”

SSAT가 치러진 국내외 85개 고사장엔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한 응시생은 “한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패션직무 G-SAT(글로벌 삼성 에티튜드 테스트)에 응시한 취준생은 “결시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인턴 채용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카드에 응시한 한 취준생은 “1명만 결시한 것 같아 인턴으로도 뽑히기 어려울 것 같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삼성 관계자는 “SSAT 응시율이 지난해 상반기는 80% 안팎이었는데 올해는 90%를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4월7일 삼성, 현대차가 같은 날 인적성시험을 보면서 인재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 “밥 드세요” > 지난 12일 서울 잠실고에서 현대자동차 인적성시험(HMAT)을 마친 응시자들이 회사측에서 제공한 볶음밥과 음료수를 받고 있다. 공태윤 기자
< “밥 드세요” > 지난 12일 서울 잠실고에서 현대자동차 인적성시험(HMAT)을 마친 응시자들이 회사측에서 제공한 볶음밥과 음료수를 받고 있다. 공태윤 기자
12일 이공계생만을 대상으로 서울과 부산 두 곳에서 치러진 현대차 인적성시험 응시율도 90~95%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에는 이공계생만을 공채로 뽑고 인문계생은 상시채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치러진 CJ그룹 인적성시험에서도 예년에 비해 훨씬 높은 응시율을 보였다고 CJ 관계자는 전했다.

○“기존 SSAT 문제집에서 보지 못한 유형”

삼성은 지난 1월 SSAT 유형을 단답형에서 종합적 이해력 평가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응시생들은 “기존 SSAT 문제집에서 보지 못한 문제가 대부분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새롭게 도입된 시각적 사고 유형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판매직에 응시했다는 김모씨(27)는 “시각적 사고 유형 문제를 풀기 위해선 상상력이 필요했다”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펀칭 유형’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문제”라고 말했다. 펀칭 유형은 종이를 접은 뒤 펀치로 구멍을 뚫거나 가위로 잘랐을 때 어느 부분에 구멍이 있는지 알아맞히는 문제다.

상식영역 50문항 중에선 한국사 문제 비중이 높았다. 조선시대 이전과 이후 상황을 묻는 질문이 절반 정도씩이었다. 윤봉길, 안중근, 김구 선생 등 특정 인물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상식 문제 중에선 최근 이슈가 된 사물인터넷, 셰일가스를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함모씨(27)는 “특히 추리문제는 지문이 길어 독해력이 있어야 제대로 풀 수 있었다”고 답했다. 삼성은 올 상반기 SSAT에서 문항 수를 160개(작년 175문항)로 줄이면서 문제 영역(언어 수리 추리 상식)에 공간적 지각력을 테스트하는 시각적 사고 영역을 추가했다.

공태윤 기자/이도희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