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로스쿨 합격자 절반 이상 '자교출신'… '꼼수'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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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교출신 2/3 못넘도록 한 규정 아슬아슬 피해가

24일 이투스청솔이 공개한 ‘2009-2014 법학전문대학원 합격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SKY 로스쿨(2013학년도 기준)의 입학정원 대비 자교 출신 합격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자교 출신 합격비율 1~3위를 기록한 △고려대 68.3%(82명) △서울대 68%(102명) △연세대 52.5%(63명)는 모두 정원의 절반 이상을 자교 출신 학생으로 채웠다. 로스쿨 평균치 27.2%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서울대와 고려대는 자교 출신의 합격비율을 제한한 관련법을 간신히 지켰다. 현행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로스쿨 입학자 중 타교 출신 비율을 3분의 1 이상으로 의무화 하고 있다. 이 조항을 뒤집어 보면 자교 출신은 3분의 2(66.6%) 미만이 돼야 한다.
따라서 서울대와 고려대는 이 기준을 위반한 것처럼 보이지만, 입학정원이 아닌 ‘입학자’를 기준으로 삼는 조항 탓에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입학자 수는 결원에 대해 발생하는 추가합격 숫자까지 포함하므로 입학정원보다 늘어나기 때문이다.

고려대 로스쿨 박지순 교무부원장은 “입학정원 120명 기준으로는 자교 출신이 법정 기준을 초과했지만, 실제 입학자 대비 자교 출신 비율은 요건을 충족시켰다”며 “자퇴·제적 등 결원이 생기면 기존 정원에 추가로 선발할 수 있다. 통상 5~6명을 추가로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합격자 수까지 감안해 자교 출신을 최대한 많이 합격시킨 셈. 다양성을 강조한 당초 로스쿨의 취지와 맞지 않는 꼼수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의 경우 2014학년도에도 합격자 153명 중 자교 출신이 100명으로 65.4%에 달했다.
서울의 한 로스쿨 관계자는 “SKY 로스쿨이 자교 출신을 지나치게 많이 뽑는 것은 기회균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자칫 ‘자기 식구 챙기기’로 비쳐질 수도 있다. 출신학교가 아닌 능력 중심으로 선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2009학년도부터 2014학년도까지 6년간 전국 로스쿨 최종합격자의 자교 출신 비율은 평균 25.7%, 학부 법학계열 출신 비율은 평균 46.8%로 각각 집계됐다. 현행법은 로스쿨이 타교 출신뿐 아니라 비(非)법학 전공자도 3분의 1 이상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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