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청마의 해 오늘 3월 21일[음력 2월 21일]은 태양의 궤도를 말하는 황도와 천구[天球]상 적도가 교차하는 ‘춘분’입니다. 때문에 이날은 음과 양이 서로 반반 나눠진다는 설명이 따르는데요. 이는 일반적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반반이라고 말하고요.

그렇다면 춘분인 오늘 이 같은 과학적으로 반반이론은 정확하게 들어맞을까? 시간을 따지면 약간의 오차가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이미지=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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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오늘의 날짜정보’에 따르면 이날 일출시간은 오전 6시 35분이고 일몰시간은 오후 6시 44분 입니다. 이에 따라 낮의 길이는 12시간 9분 21초로 나타납니다.

천문연 홈페이지에서 오히려 거의 정확하게 반으로 나눠지는 때는 나흘 전인 3월 17일이 꼽힙니다. 이날 낮의 길이는 11시간 59분 24초로 밤낮 길이가 엇비슷합니다.

이처럼 춘분에서 시간의 오차가 생기는 것은 춘분의 위치 기준 (태양의 중심)과 일출과 일몰의 측정 기준 (태양의 가장 높은 것)의 차이에서 비롯한다고 한국천문연구원측은 설명합니다. 또 대기의 밀도 등에 따라 태양이 실제 보다 더 높이 뜬 현상도 오차가 발생하는 한 이유로 지적됩니다.


추위와 더위가 반반이라는 해석으로 춘분은 천문학에서 보통 ‘봄의 시작일’로 불립니다. 그러나 기상학에 대입시켜 보면 이에서도 오차가 부분적으로 발생합니다.

기상청의 서울지역 기후평년값 (1981∼2010년 30년간의 기후 평균값) 통계에 따르면 춘분의 서울 일평균기온은 7.4도로 집계됩니다.

기상학에서 일 평균 기온이 영상 5도를 넘어설 때를 봄의 시작점으로 본다는 견해를 고려할 때 춘분의 기온은 이보다 높은 편으로 분석됩니다. 기상청 자료에서 서울의 일평균 기온이 5도를 넘어서는 시점은 오늘 춘분 보다 6일 빠른 3월 15일입니다.

두산백과사전(네이버)에 따르면 예로부터 농가에서는 춘분에 봄보리를 가는 등 춘경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는다고 합니다.

특히 이 때 바람이 많이 부는 게 특징으로 꼽힌다고 하는데요.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이 여기서 나왔다는 얘기네요.또 '꽃샘추위' '꽃샘바람'이라는 말 역시 꽃이 필 무렵인 이 때 추위가 겨울 추위처럼 매섭고 차다는 뜻에서 비롯한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어촌에서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나가더라도 멀리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게 두산백과의 전언입니다. 오늘 21일 청마의 해 춘분 날씨도 찬바람이 가슴을 움츠려들게 합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