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숙 디포인덕션 대표가 에너지효율이 좋은 인덕션 튀김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허진숙 디포인덕션 대표가 에너지효율이 좋은 인덕션 튀김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허진숙 디포인덕션 대표(46)는 약사 출신 기업인이다. 1991년 약대를 졸업한 뒤 12년간 약국을 운영하다 엔지니어인 남편 권용재 씨를 만나 조리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건강’과 ‘기술’이 전공인 두 사람은 ‘불꽃 없는 레인지’ 개발과 보급에 의기투합했다.

◆불꽃 없는 레인지 ‘각광’

약사 아내·엔지니어 남편 '의기투합'…맛·연료비 둘 다 잡은 '인덕션 튀김기'
디포인덕션의 주력 제품은 ‘인덕션레인지’다. 조리 기구는 일반적으로 가스나 전기를 이용하지만 인덕션레인지는 ‘자력’으로 조리를 한다. 전자기판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자력으로 바꾼 뒤 자성을 띠는 용기를 그 위에 올려 놓으면 용기에서 자력선에 대한 저항열이 생겨 조리할 수 있다. 인덕션(induction)히팅(유도가열)방식이다.

인덕션레인지는 주변의 다른 물체를 태울 일이 없다. 도시가스(LPG)에 비해 연료 비용이 절반 이하다. 불꽃이나 코일열로는 낼 수 없는 아주 낮거나 높은 온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조리기는 디포인덕션이 국내에서 처음 만들었다. 대기업에서 전력·전기 제어기술을 개발했던 남편 권씨가 독립해 기술을 개발했다. 1999년 ‘디포전기’라는 이름으로 창업해 초기엔 기술을 일본에 수출하다가 2003년부터 허 대표가 사업에 합류해 독자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덕션레인지는 큰 사업장에서 인기다. 롯데호텔 조선호텔 W호텔 등 국내 호텔들과 불고기브라더스 등 프랜차이즈, 서울상공회의소나 아워홈 한전 서강대 등 수백개 기업·교육·공공기관 내 식당에서 사용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세계 10개국에 수출된다. 지난해 매출은 50억원이었다. 올해는 가정용 제품도 내놓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격 비싸지만 효율 좋아

이 회사가 인덕션 히팅기술로 지난해 말 내놓은 제품은 ‘인덕션 튀김기’다. 중기청 지원으로 세계 처음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튀김용기 외벽에 인덕션 히팅선을 넣어 필요한 부분만 가열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튀김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적정한 온도로 튀김을 하기 때문에 음식 맛이 좋고, 고온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름 찌꺼기도 적다. 허 대표는 “기름 찌꺼기가 적어 기존 제품보다 기름을 40%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소용 제품 가격은 대당 250만~350만원 선이다. 기존 가스나 전기가열 방식 제품의 2~3배 수준이다. 전기료와 기름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2년만 사용하면 추가 투자비용을 모두 환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 대표는 “더 중요한 것은 순간 고온조리를 해야 하는 다른 제품에 비해 유증(기름증기) 발생량이 적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증은 폐와 혈액으로 들어가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조리 작업자의 건강을 배려하는 ‘작업장 친화상품’이라는 설명이다.

허 대표는 “중소기업은 새로 시장을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최근 제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매출이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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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으뜸중기제품 △아이스파이프의 CR2000(고출력 LED전등) △임진에스티의 세이퍼락(풀림방지너트)△제이디사운드의 몬스터GODJ(휴대용 DJ기기)△디포인덕션의 인덕션 튀김기(요리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