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와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증가로 간병보험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8년 42만명이던 65세 이상 치매 환자가 2012년에는 54만명으로 늘었다. 4년 새 3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체 노인 인구의 10%에 육박한다. 2024년이 되면 노인 치매 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뚜렷한 치료약이 없는 치매는 첫 증상이 발생한 이후 환자가 평균 12년 이상을 생존한다. 치매 환자에게 매월 들어가는 간병 비용은 약 300만원이다. 가족 구성원 중 치매 환자가 생겼을 때 경제적·정신적 이중고를 겪게 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 맞춰 보험사들은 앞다퉈 간병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간병보험이란 질병이나 사고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장기 간병 상태가 발생했을 때 간병비를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간병보험은 다양한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런 만큼 보장내용과 지급 사유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또 보험금 청구자를 사전에 지정하는 것이 좋다. 치매 상태가 되면 대개 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미리 보험금을 청구할 사람을 따로 지정하는 게 현명하다.

○교보생명 ‘교보 LTC 종신보험’

교보생명 ‘교보LTC종신보험’
교보생명 ‘교보LTC종신보험’
장기 간병 상태가 되면 간병 자금과 간병 연금을, 사망하면 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사망과 장기 간병에 대한 걱정을 상품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주계약 1억원에 가입했을 때 중증 치매나 일상생활에서 장해 진단이 확정되면 한번에 3000만원의 간병 자금을 받는다. 생존할 경우 매년 1000만원의 간병 연금을 10년간 받는다.

장기 간병 진단을 받고 사망하면 2000만원의 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유족들의 생활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간병 자금과 간병 연금을 모두 받고 사명하면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받게 된다. 보험가입 이후 필요한 특약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계약 1억원 이상 가입하면 치매 예방 교육 등 ‘교보 헬스 케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입 연령은 15세부터 60세까지다.

○LIG손해보험 ‘LIG 110 LTC 간병보험’

LIG손해보험 ‘LIG 110 LTC 간병보험’
LIG손해보험 ‘LIG 110 LTC 간병보험’
보험업계 최초로 110세까지 간병 자금과 간병 연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대부분 간병보험이 100세까지만 보장해줬지만 인구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가입자의 상황에 따라 보험기간을 80세와 100세, 110세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정부에서 지급하는 장기 요양보험의 급여와 별개로 장기 요양등급 1급을 판정받으면 최대 1억6000만원의 간병 자금을 일시에 받을 수 있다. 간병 연금 특약에 가입하면 1급 판정 때 5년간 60회에 걸쳐 매월 최대 200만원의 연금을 추가로 나눠 받게 된다. 납입 면제제도도 있다. 장기 요양 등급을 판정받으면 약정된 간병 자금과 간병 연금을 받는 것은 물론, 이후 보장보험료에 대해 납입 면제받을 수 있다.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2인 이상 가입하면 보험료의 1%, 3인 이상 가입하면 보험료의 2%를 할인해준다.

40세 남성을 기준으로 20년간 월 약 1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하면 장기 요양등급 1급 판정을 받았을 때 110세까지 최대 6000만원의 간병 자금과 최대 30만원의 간병연금을 5년간 매월 받게 된다.

○현대해상 ‘100세 시대 간병보험’

현대해상 ‘100세 시대 간병보험’
현대해상 ‘100세 시대 간병보험’
장기요양, 상해, 질병 등 고령자에게 유용한 내용을 100세까지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치매뿐만 아니라 상해나 질병으로 인해 일상 생활이 어려워져 장기 요양 등급을 판정받아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 요양 등급 판정을 기준으로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절차가 간소하다. 장기요양 1등급 판정 때 1억원, 2등급 7000만원, 3등급 2000만원까지 지급한다.

최초 등급 판정을 받고 상태가 악화돼 등급이 올라가면 나머지 금액을 추가로 지급받는다. 보험료가 일정 기간 후 다시 산출되는 갱신형과 보험료 변동이 없는 비갱신형이 있다. 비갱신형으로 가입하면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기에도 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담 없이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석영 현대해상 상품개발부장은 “초기 진단 비용과 매월 지급되는 보조금을 통해 장기 요양 보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치매 등 중증 질환을 겪게 된 고령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더 행복한 명품 암보험’

한화생명 ‘더 행복한 명품 암보험’
한화생명 ‘더 행복한 명품 암보험’
암 진단자금은 물론 사망 원인에 관계없이 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단독 암보험 상품이다. 대부분 암보험이 80세에 보장이 끝난다는 점을 보완하고,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의 생활자금까지 고려한 것이다. 보험료가 15년마다 다시 산출돼 가입자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설계됐다.

40세 남성이 3만원대의 월 보험료로 최대 3000만원까지 암 진단자금을 받을 수 있다. 사망하면 최대 2500만원의 보험금을 추가로 받는다. 암 진단 후에는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다양한 특약을 통해 암 보장 외에도 성인병, 장기간병 등 부족한 부분을 추가할 수도 있다. 최저 보험료가 월 2만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이미 종신·치명적 질병(CI) 보험에 가입한 고객도 암 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

김운환 한화생명 상품개발실장은 “성인 3명 중 1명이 암 진단을 받고,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암”이라며 “저렴한 보험료로 평생 암과 사망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화재 ‘더 든든한 시니어 암보험’ ‘더 넓은 건강보험’

메리츠화재 ‘더 든든한 시니어 암보험’ ‘더 넓은 건강 보험’
메리츠화재 ‘더 든든한 시니어 암보험’ ‘더 넓은 건강 보험’
고령자와 유병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상품이다. ‘더 든든한 시니어 암보험’은 65세가 넘는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다.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암 진단비는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된다.

‘더 넓은 건강보험’은 유병자에게 특화된 보험이다. 그동안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병력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던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예컨대 고혈압, 당뇨병 환자도 실손의료비를 포함한 질병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국인의 5대 질환(암, 뇌, 심장, 위, 폐)을 집중 보장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메리츠화재의 한 관계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질병이 많아지는 데 비해 보험 가입은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라며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이 같은 상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