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비상] 면역력 강한 야생오리마저 첫 집단 폐사…오리·양계농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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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AI로 확인…분변 통해 전염 우려
철새도래지 인근 사육 닭·오리 1000만 마리 넘어
당국 '스탠드스틸' 종료…농가 방역에 최우선
철새도래지 인근 사육 닭·오리 1000만 마리 넘어
당국 '스탠드스틸' 종료…농가 방역에 최우선

◆떼죽음한 철새
![[AI 확산 비상] 면역력 강한 야생오리마저 첫 집단 폐사…오리·양계농 초비상](https://img.hankyung.com/photo/201401/AA.8274601.1.jpg)
철새가 하루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최대 50㎞에 달한다. 모든 비행경로가 AI 위험반경에 포함된 셈이다. 폐사체가 발견된 동림저수지뿐만 아니라 금강호, 삽교호, 새만금 등 주요 철새도래지 인근이 당장 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동림저수지 주변 부안·군산·고창 329개 농가가 키우고 있는 닭·오리(900만여마리) 외에도 충남 서산의 천수만, 서천 금강하구 등 철새도래지 3㎞ 안엔 농가 73곳이 250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부분의 가창오리들이 2월 말까지 동림저수지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이동경로는 제한적이라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동림저수지에만 철새 18여종, 총 20여만마리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가창오리의 추가 이동이 없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가창오리뿐만 아니라 다른 철새인 큰기러기 등이 AI를 옮길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찬희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AI는 닭·오리류뿐만 아니라 다른 철새류도 모두 걸릴 수 있다”며 “모든 철새종을 예의 관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막을 수 없었나
한 달여 전 환경부가 철새 분변조사를 실시한 후 AI에 대해 특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 확인되면서 방역을 더 철저히 했더라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가창오리 떼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 들어와 있었음에도 고병원성 AI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사전 방역에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지난 10월 특별방역기간을 선포한 후 농가 소독과 차단방역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며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어떤 이유로 AI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철새의 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위성항법장치(GPS)를 가창오리에 부착하지 않았던 것도 방역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김종률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가창오리는 포획이 쉽지 않아 GPS 장치를 부착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곧 장치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8일 감염 신고가 들어왔던 부안 육용 오리 농장에서도 이날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됐다. 이로써 고창·부안 농장 3곳에서 발병한 AI 바이러스가 모두 폐사한 가창오리떼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H5N8형임이 확인됐다.
다만 지난 18일을 끝으로 추가 AI 의심신고 농가가 없는 것은 긍정적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일단 20일 밤 12시로 예정됐던 ‘스탠드스틸’(가금류의 이동 일시제한)을 연장하지 않고 개별적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