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는 “네덜란드의 성장 전망이 기존 예상에 비해 취약하고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 추세가 경제 발전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에 비해 지속적으로 낮다”고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또 “네덜란드의 좋지 않은 경기 전망이 정부의 재정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도 “정부 부채와 적자를 억누르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상 합의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의 성장률은 올해 -1.2%를 기록하고 내년엔 0.5%로 플러스 전환한 뒤 천천히 올라 2016년엔 1.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S&P는 지난해 1월 네덜란드에 ‘부정적’ 전망을 부여해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네덜란드는 무디스와 피치에서도 ‘부정적’ 전망을 부여받고 있어 3대 국제 신평사로부터 최고 등급을 박탈당할 처지다.
네덜란드는 독일과 함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법으로 강력한 긴축을 주장했지만 막대한 개인 부채비율(250%)로 골치를 앓아왔다. 경제성장률도 2008~2009년 이후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져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올 들어 주택시장에서도 경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대거 풀린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거품을 형성한 것. 네덜란드 주택 가격은 2008년 이후 지난 5월까지 16.6% 떨어졌고, 올 들어 7%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실업률도 지난달 8.3%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 고공 행진으로 세수가 줄자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실패했다.
유로존 국가 중 3대 국제 신평사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을 받은 나라는 독일과 룩셈부르크, 핀란드 등 3개국으로 줄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