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무리하게 했더니 배가 볼록…腸이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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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탈장 환자 증가…2012년 수술 3만3천여건 최다
배 근육·근막 약해진 중년층, 과도한 근육운동 때 위험
오래 놔두면 腸器 썩을 수도…약물로 안돼 복강경 수술해야
탈장 환자 증가…2012년 수술 3만3천여건 최다
배 근육·근막 약해진 중년층, 과도한 근육운동 때 위험
오래 놔두면 腸器 썩을 수도…약물로 안돼 복강경 수술해야
서울 노원구에 사는 중년 남성 강모씨(47)는 최근 운동을 시작했다. 4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갈수록 뱃살이 나오고 몸도 무겁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다소 무리다 싶을 정도로 근육운동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평소 많이 들어서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헬스클럽에서 역기를 들 때마다 사타구니에 볼록 튀어나온 것이 만져졌다. 걱정이 돼 병원을 찾은 강씨에게 내려진 병명은 탈장. 강씨는 서둘러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받고, 다음날 바로 복강경으로 탈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에서 퇴원까지 하루가 걸렸고 퇴원 후 사흘 뒤부터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속 터지는’ 탈장환자 증가
탈장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장 수술은 1999년 1만7000여건에서 2008년 2만7387건으로 10년 새 1만건 이상 늘었다. 지난해는 3만3202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술이 이뤄졌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증가 추세다. 2011년 전체 수술 건수(약 165만7000건) 중 탈장수술이 차지한 비율은 2.3%다. 100명 중 2~3명이 탈장으로 고생하고 있는 셈이다.
탈장은 내장이 아래쪽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내장을 받쳐주는 복벽과 근육층이 터지면서 그 압력에 의해 얇은 복막이 복벽 사이로 풍선처럼 튀어나오고, 그 속으로 장이 밀려나오는 증상이다. 최근엔 중·장년층에서 탈장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근막이 노후한 것이 원인이다.
마라톤이나 등산, 심한 근육운동 등 과격한 운동을 하고, 비만이나 흡연처럼 근막을 약하게 하는 생활습관이 중년층 환자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복부비만, 탈장 가능성 커
탈장이 생기면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사타구니 배꼽 옆구리 등에 달걀만한 크기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덩어리가 만져진다. 서서 아랫배에 힘을 주면 손으로 만져질 정도다. 서있거나 배에 힘을 줬을 때 볼록한 것이 도드라지는데, 누우면 다시 뱃속으로 들어가 만져지지 않는다.
탈장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복압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로 나눌 수 있다. 복압은 주로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 변비가 있어 변을 볼 때 지나치게 힘을 주면 높아진다. 복벽 조직을 약화시키는 원인은 흡연이 대표적이다. 또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복벽 근막이나 근육이 약해져 탈장이 생길 확률도 높아진다. 복부 비만은 복압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 두 가지 원인을 모두 제공한다.
양형규 양병원 원장은 “복부 비만이 심하면 복강 내의 과도한 지방 때문에 복압이 상승하는 한편 복벽이 지나치게 늘어나 조직이 약해지면서 탈장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치료 늦으면 장기 썩을 수도
탈장 통증이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오래 방치하면 큰 탈이 생길 수 있다. 장이 탈출하면 이 부위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괴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큰 수술을 해야 하는 등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양 원장은 “탈장을 방치하면 장기가 썩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 남성은 특히 사타구니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 전체 탈장의 약 75%를 차지한다. 이는 불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뱃속을 이탈한 장이 내려와 정관을 눌러 고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탈장을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복벽이 약해져 탈장 부위가 점점 커지고, 탈장된 부위가 썩는 경우 장을 절제해야 하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퇴원까지 하루 걸려
탈장 치료의 최선책은 수술이다. 탈장은 자연 치유를 기대할 수 없고 약물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다. 일부 전문병원에서는 탈장 치료에서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을 표준 치료법으로 채택하고 있다. 가능하면 직접 절개하는 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을 시행해 환자들의 부담을 덜고 일상생활 복귀를 앞당기는 것이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이 대표적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수술법이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배꼽 부위에 1㎝ 정도 구멍을 3~4개 뚫고, 그 안으로 복강경(배 안을 들여다보는 기구)과 수술기구를 넣어 치료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무장력 수술도 새롭게 등장했다. 복벽 안쪽에 인조그물을 넣어 복벽 구멍을 튼튼하게 보강하는 방식이다. 복압을 인조그물 전체로 분산시키고 탈장이 생길 수 있는 틈새를 제거한다.
양 원장은 “내부 압력이 높아져도 이에 비례해서 막은 부위가 더 튼튼하게 고정되는 효과가 있어 재발이 거의 없다”며 “수술 후 상처가 없고 10명 중 9명은 24시간 이내에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양형규 양병원 원장,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
그런데 며칠 전부터 헬스클럽에서 역기를 들 때마다 사타구니에 볼록 튀어나온 것이 만져졌다. 걱정이 돼 병원을 찾은 강씨에게 내려진 병명은 탈장. 강씨는 서둘러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받고, 다음날 바로 복강경으로 탈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에서 퇴원까지 하루가 걸렸고 퇴원 후 사흘 뒤부터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속 터지는’ 탈장환자 증가
탈장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장 수술은 1999년 1만7000여건에서 2008년 2만7387건으로 10년 새 1만건 이상 늘었다. 지난해는 3만3202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술이 이뤄졌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증가 추세다. 2011년 전체 수술 건수(약 165만7000건) 중 탈장수술이 차지한 비율은 2.3%다. 100명 중 2~3명이 탈장으로 고생하고 있는 셈이다.
탈장은 내장이 아래쪽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내장을 받쳐주는 복벽과 근육층이 터지면서 그 압력에 의해 얇은 복막이 복벽 사이로 풍선처럼 튀어나오고, 그 속으로 장이 밀려나오는 증상이다. 최근엔 중·장년층에서 탈장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근막이 노후한 것이 원인이다.
마라톤이나 등산, 심한 근육운동 등 과격한 운동을 하고, 비만이나 흡연처럼 근막을 약하게 하는 생활습관이 중년층 환자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복부비만, 탈장 가능성 커
탈장이 생기면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사타구니 배꼽 옆구리 등에 달걀만한 크기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덩어리가 만져진다. 서서 아랫배에 힘을 주면 손으로 만져질 정도다. 서있거나 배에 힘을 줬을 때 볼록한 것이 도드라지는데, 누우면 다시 뱃속으로 들어가 만져지지 않는다.
탈장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복압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로 나눌 수 있다. 복압은 주로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 변비가 있어 변을 볼 때 지나치게 힘을 주면 높아진다. 복벽 조직을 약화시키는 원인은 흡연이 대표적이다. 또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복벽 근막이나 근육이 약해져 탈장이 생길 확률도 높아진다. 복부 비만은 복압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 두 가지 원인을 모두 제공한다.
양형규 양병원 원장은 “복부 비만이 심하면 복강 내의 과도한 지방 때문에 복압이 상승하는 한편 복벽이 지나치게 늘어나 조직이 약해지면서 탈장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치료 늦으면 장기 썩을 수도
탈장 통증이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오래 방치하면 큰 탈이 생길 수 있다. 장이 탈출하면 이 부위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괴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큰 수술을 해야 하는 등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양 원장은 “탈장을 방치하면 장기가 썩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 남성은 특히 사타구니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 전체 탈장의 약 75%를 차지한다. 이는 불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뱃속을 이탈한 장이 내려와 정관을 눌러 고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탈장을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복벽이 약해져 탈장 부위가 점점 커지고, 탈장된 부위가 썩는 경우 장을 절제해야 하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퇴원까지 하루 걸려
탈장 치료의 최선책은 수술이다. 탈장은 자연 치유를 기대할 수 없고 약물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다. 일부 전문병원에서는 탈장 치료에서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을 표준 치료법으로 채택하고 있다. 가능하면 직접 절개하는 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을 시행해 환자들의 부담을 덜고 일상생활 복귀를 앞당기는 것이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이 대표적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수술법이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배꼽 부위에 1㎝ 정도 구멍을 3~4개 뚫고, 그 안으로 복강경(배 안을 들여다보는 기구)과 수술기구를 넣어 치료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무장력 수술도 새롭게 등장했다. 복벽 안쪽에 인조그물을 넣어 복벽 구멍을 튼튼하게 보강하는 방식이다. 복압을 인조그물 전체로 분산시키고 탈장이 생길 수 있는 틈새를 제거한다.
양 원장은 “내부 압력이 높아져도 이에 비례해서 막은 부위가 더 튼튼하게 고정되는 효과가 있어 재발이 거의 없다”며 “수술 후 상처가 없고 10명 중 9명은 24시간 이내에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양형규 양병원 원장,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