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中 대신 동남아로…M&A '큰손' 부상
일본 기업의 동남아시아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올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기업의 투자가 동남아로 몰리는 양상이다.

마이니치신문은 12일 글로벌 M&A 정보업체인 레코프의 자료를 인용해 “올 1~10월 중 일본 기업에 의한 동남아 기업의 M&A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75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국가별로는 태국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베트남(14건) 싱가포르(12건) 인도네시아(11건) 등 순이었다. M&A에 들어간 투자금액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한 7500억엔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마이니치는 “그동안 제조업에만 집중됐던 일본 기업의 동남아 투자가 금융 유통 등 내수 산업으로 확대되면서 M&A 건수 및 금액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부진도 동남아를 상대적으로 부각시킨 요인이다. 성장률 둔화와 임금 상승, 반일 감정 등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동남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기업에 의한 중국 기업의 M&A 건수는 올 1~10월 중 20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6% 감소했다.

다카야마 다케시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얀마와 라오스는 중국보다 임금이 싸기 때문에 생산거점 확보 차원에서 현지 기업을 사들이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며 “중산층 인구가 급증하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에 대한 일본 소비재 기업의 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