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납치·강도 '공포'…LG전자 공장도 털려
치안부재…보안산업 초호황
1만명 특수부대 창설…새정부 범죄 근절의지

실종자까지 포함해 약 7만명의 희생자를 내고 있는 멕시코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은 기업 활동에 주요 걸림돌 중 하나다. 카르텔의 대미 마약 운송로가 미국 접경 가공무역 지대와 겹치기 때문이다. 이들은 치안이 붕괴된 틈을 타 외국인 납치, 기업 물품 강도 등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기업의 비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치안 부재에 지역 경제 곳곳 붕괴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꼽혔다. 치안이 악화된 것은 2006년 집권한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이 마약조직 소탕에 나서면서부터다. 2011년 대통령 직속 경찰 특공대가 카르텔 습격에 전멸하는 등 공권력의 무능이 드러나면서 카르텔의 기세는 오히려 더 등등해졌다.

보안산업 종사자만 300만명
멕시코 정부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집권 이후 카르텔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취하면서 치안이 회복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지 설명은 다르다. 한 한국 은행 주재원은 “9월 중순에는 멕시코시티 한 가운데 있는 페멕스 본사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있었지만 보도가 안됐다”며 “카르텔의 폭력행위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관련 언론보도가 줄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레이노사를 비롯한 많은 지방도시는 경찰력이 붕괴되면서 군대가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이 사라진 빈자리는 민간 보안업체들이 메우면서 관련 업종은 2011년 한 해에만 30% 성장하는 등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유디코 파딜라 멕시코 보안업협회 회장은 “멕시코 내 보안업 종사자는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멕시코 내 기업들은 비용의 최대 6%까지 보안에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카르텔에 맞서기 위해 무장이 더욱 강화된 경찰조직을 창설하고 1만명을 훈련시키고 있다. 별도로 납치와 강탈에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15개 부대도 조직할 예정이다. 그라시아 바디올라 레이노사 경제국장은 “국경도시에서는 지방 경찰을 대신해 연방 경찰이 치안을 책임지면서 상황이 날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 레이노사=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특별취재팀 브라질=남윤선 기자, 박래정 LG경제硏수석연구위원, 인도네시아=김보라 기자, 이지선 선임연구원, 멕시코=노경목 기자, 김형주 연구위원, 터키=주용석 차장대우, 정성태 책임연구원, 인도=이정선 차장대우, 강선구 연구위원
공동기획 한경·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