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과 직결되는 산업분야…안전한 제품 생산에 최선
日·獨 제휴이어 스위스와 합작…첨단기술 한단계 업그레이드
주력제품만 3500여종…작년 수출 6500만 달러
금융위기때도 감원 '제로'…'더불어 사는 경영' 실천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노르웨이 주도로 사고조사가 시작됐다. 잔해가 90%가량 회수됐다. 원인은 볼트 불량 때문으로 판명됐다. 비행기가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볼트가 부러져 날개가 심한 진동을 일으켰고 그 결과 기체가 분해된 것이다. 부러진 볼트는 낡은 비행기에서 떼어낸 중고품이었다. 볼트 한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항공기 기계 전자제품 등에서 볼트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항공기나 우주선 사고에서 볼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한 글로벌 자동차업체 경영자는 “자동차에서 볼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면에서 4%에 불과하지만 완성차업체의 업무 중 91%가 볼트를 조이는 일이고, 사고의 94%는 볼트에서 생긴다”고 말할 정도다.
자동차는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볼트는 대당 수천개에 이른다. 볼트를 유심히 쳐다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볼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 부품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김지훈 사장은 “볼트는 안 보이는 곳에서 묵묵히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소중한 존재”라며 “볼트가 없으면 자동차도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아직도 개발해야 하는 기술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 강하고 단단하며 풀리지 않는 볼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지금도 연구개발에 힘을 쏟는 까닭이다.
김 사장은 “우리가 만드는 볼트는 주력 제품만 3500종에 이른다”고 말했다. 크게 엔진이나 바퀴 섀시 등의 조립에 쓰이는 제품인데 크기별 모양별로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작년 매출은 1346억원인데 직·간접 수출 비중이 50%가 넘는다. 그는 “작년에 로컬수출을 포함한 전체 수출액은 6500만달러에 달했다”고 말했다.
대학원 졸업 후 정식으로 입사해 전산 생산관리 기획을 거친 뒤 2007년부터 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세 가지를 중점 추진하면서 선일다이파스를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키우고 있다. 첫째, 글로벌화다. 이를 위해 스위스의 세계적 자동차볼트업체 SFS인텍의 자금 1000만달러를 유치해 중국 톈진공장을 합작법인으로 만들었다. 기술협력을 통해 거대한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과 기술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스위스와의 합작으로 한단계 기술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 품질관리다.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생산관리로 석사학위를 딴 배경을 바탕으로 품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장은 “우리 사훈이 ‘앞선 기술로 인류의 안전을 보장한다’일 정도로 기술과 품질관리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늘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종업원과의 단합이다. 김 사장은 “품질과 기술의 향상은 한사람 한사람의 손끝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종업원들과 함께 숨쉬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일감이 줄어 이 회사도 어려움을 겪었다. 어떤 달은 조업량이 평소보다 30%가량 격감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주4일 근무를 한 뒤 쉬거나 교육을 받도록 했을 뿐 단 한명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옆 빈땅 3300㎡를 빌려 텃밭을 가꾸고 여기에서 기른 상추 수박 등을 구내식당 메뉴에 올리는 것도 단합을 위한 것이다.
이곳에선 때때로 바비큐 파티가 벌어진다. 그의 배려는 세심하다. 마라톤 배드민턴 등산 야구 축구 등 동호회 활동을 장려하고 운동회 때는 여성근로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운동 종목을 족구 대신 피구로 바꿨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